〔앵커〕

동국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자신만의 화풍을 구축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정윤영 작가가 일곱 번째 개인전에 코로나19 극복의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윤호섭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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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듯한 굵은 붓 터치 위로 환한 조명이 비춥니다.

비단 위에 몇 겹으로 굳어진 유화물감은 그림의 입체성을 한층 돋보이게 합니다.

동국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그려나가고 있는 청년불자 정윤영 작가의 개인전 ‘불투명한 중첩’에 전시된 작품들입니다.

정윤영 작가는 젊은 나이에 경험한 병상에서의 아픔을 그동안 식물과 여성이라는 주제로 풀어왔습니다.

기존 작품이 구체적인 선을 중심으로 식물과 여성을 형상화했다면, 이번에는 정형화된 틀을 없애고 보다 추상적인 느낌을 살린 게 특징입니다.

무엇보다 1년 넘도록 계속된 코로나19 상황에서 누구나 느낄 수밖에 없는 불확실성과 무력감을 이겨내기 위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정윤영 / 작가
(이 작업 같은 경우에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관통하면서 질병으로부터의 무력감, 혹은 상실감 같은 것들에서 조금 자유로워지고 싶은 희망을 담은 작품입니다.)

정윤영 작가는 고려불화에서도 사용되는 채색기법인 ‘배채법’과 순수서양회화 방식을 접목해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회화에는 작가 개인의 욕망이나 세계관이 뚜렷하게 드러나기 마련이지만, 그의 작품은 특정 형상을 벗어나 자유를 연상케 합니다.

마치 윤회라는 업의 고리를 끊어내 그릇된 반복에서 벗어나라는 외침처럼 다가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회에 선보인 열네 점의 작품 모두 제목을 ‘무제’로 정했습니다.

‘실존’이라는 개인적 화두를 관객과 온전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섭니다.

정윤영 / 작가
(불교에서는 생명을 굉장히 귀하게 여기는 태도가 있잖아요. 저 또한 하나의 인간이자 생명체로서 다른 생명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그 자체만으로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습니다.))

정윤영 작가의 일곱 번째 개인전 ‘불투명한 중첩’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 도올에서 다음달 2일까지 이어집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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