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노위, 차별금지법 제정 무기한 기도회 재개

매서운 겨울 추위가 물러가고 봄 기운이 만연한 지난 18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이 인권활동가들과 함께 자리했습니다.

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무기한 기도회를 재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몽스님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인권에 대해 우리의 인식을 제고하고 개선하며 의식을 바꾸는 큰 디딤돌이 되기에 저희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시민단체와 연대해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시행되는 그 날까지 함께 할 것이며 저희들의 기도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차별과 혐오에 시달리던 고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과 고 변희수 하사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졌습니다.

성소수자들이 사회적으로 내몰려 사망에 이르게 되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습니다.

박한희 / 변호사·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
(살아남는 것이 운동이라고 성소수자들이 말합니다. 어떻게 살아남는 것이 운동입니까? 권리를 외치고 권리를 쟁취하고 투쟁하는 것이 운동이죠. 어떻게 그렇게 당연한 일이 꿈이 되고 운동이 돼야 하는지. 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포기하지도, 좌절하지도 않을 겁니다.)

지난해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은 7개월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기도회에 참석한 장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차별금지법에 대한 조속한 제정 논의를 호소했습니다.

장혜영 / 정의당 국회의원
(여러분, 이제는 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는 우리도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차별받지 않고 존엄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몇몇 사람들의 특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권리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회노동위원 법상스님은 준비한 법고를 두드리며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의 목소리가 국회까지 들리길 발원했습니다.

기도회는 각 참석자들의 발언 후 국회 둘레를 행진하며 기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사회노동위원 시경스님의 목탁과 염불 소리에 맞춰 참석자들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회노동위원회는 차별금지법이 제정·시행될 때까지 국회와 더불어민주당사 앞 등에서 계속 기도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BTN 뉴스 최준호입니다.

최준호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