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사 대웅전 화재로 24교구 본말사가 100일 참회정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 교역직 스님들도 조계사 부처님 전에 참회의 절을 올렸습니다.   

조계사 대웅전에 참회의 죽비 소리가 날카롭게 울려 퍼집니다.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를 가르며 부딪치는 죽비소리가 마치 어깨를 후려치기라도 하듯 몸도 마음도 바닥까지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조계종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 부·실·국장 50여 스님들이 내장사 대웅전 화재에 책임을 통감하며 오늘 조계사 대웅전에서 1080배 참회정진을 올렸습니다.

금곡스님 /조계종 총무부장
(1400년 유구한 역사의 도량을 청정하게 수호하지 못한 저희들의 허물을 참회합니다. 내장사 대웅전이 화마에 휩싸일 때 저희들 또한 함께 불타올랐으며 타다 남은 앙상한 서까래를 보면서 저희들의 가슴 또한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지난 일요일부터 내장사가 속해 있는 24교구 선운사 본말사가 100일 참회정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중앙종무기관과 산하기관 교역직 스님들도 참회와 발원의 마음을 함께 한 겁니다.

원묵스님 /조계종 총무국장
(다른 사람의 허물도 나의 허물이고 또한 나의 참회는 다른 사람의 참회로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에서 참회하는 것이 우리 공동체가 함께 참회하는 것이고 이렇게 함으로 해서 한국불교가 조금이라도 더 다시 회복될 수 있고 참회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량을 건립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화마에 휩싸여 검은 잿더미가 되어가도 속수무책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참담한 마음을 한 배 한 배 참회의 절에 오롯이 담습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참회 정진은 4시간여 동안 이어졌습니다.

금곡스님 /조계종 총무부장
(온 몸을 던지는 참회정진으로 주춧돌을 놓고 청정한 정진으로 기둥을 삼으며 자비희사 무량심으로 대들보를 얹고 온 세상을 덮는 보살행을 지붕으로 하여 보리도량을 건립하겠습니다.)  

정진에 동참한 스님들은 다시는 부처님 도량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과 모두 타버린 잿더미 속에서 다시 보리도량을 일구겠다는 발원으로 정진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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