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음의 본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동자승이 소를 찾아가는 과정에 비유해 묘사한 그림을 십우도라고 하는데요, 신축년 흰 소의 해를 맞아 십우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김대열 동국대 명예교수가 선보인 ‘십우도, 잃어버린 소를 찾아’ 전사회 현장을 윤호섭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표정을 알 수 없는 하얀 소의 머리 위로 둥근 광명이 세상을 비춥니다.

소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사람 주위에는 붉은 석양이 가득합니다.

오래 전부터 인간과 함께해온 소를 소재로 깨달음과 본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십우도’가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더해 재탄생했습니다.

동국대 미술학부 김대열 명예교수가 서울 인사동 공아트스페이스에서 개최한 전시회 ‘십우도, 잃어버린 소를 찾아’의 작품입니다.

학창시절부터 소에 관심을 갖고 30년 넘게 수묵화로 자연을 그려온 김 교수는 신축년 흰 소의 해를 맞아 기존과는 색다른 십우도를 그려냈습니다.

본래 십우도는 동자승이 잃어버린 소를 찾아 길을 나서는 과정을 그리지만 김 교수의 작품은 인물을 최대한 배제한 채 깨달음에 대한 은유를 강조했습니다.

김대열 / 동국대 명예교수
(사찰이나 책에 나오는 십우도를 보면 동자가 소를 찾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것은 소설처럼, 또 소설의 삽화처럼 내용이 진부해서 이것을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써보고자...)

십우도의 원류로는 송나라 보명 선사의 목우도와 곽암 선사의 십우도가 꼽힙니다.

십우도에서 소는 삼독에 물든 검은색에서 점차 깨달음을 얻어가며 흰색으로 바뀌는데 궁극적으로는 중생제도를 가리킵니다.

김 교수의 작품은 이 모든 과정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표현해 마치 선문답을 하듯 관람객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김대열 / 동국대 명예교수
(오늘날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은 십우도의 과정을 이해하면 힐링도 쉽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선종도 더 기세를 타서 부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시회는 오는 23일까지 이어지며, 김대열 명예교수는 심우도를 주제로 한 자신의 논문과 그림을 한 데 엮은 책도 발간했습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