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베시에 위치한 해저 탄광인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79주년을 맞아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재가 지난달 30일 야마구치현 도코나미해변 추모광장에서 봉행됐습니다.

올해 추모재는 코로나19로 관음종과 한국 유족회가 참석하지 못한 채 일본 유족과 장생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회 등 1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과 한국 유족회는 추모현장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안타까움을 영상으로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제징용과 같은 인권유린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고, 희생자의 유골이 하루 빨리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했습니다.

홍파스님/관음종 총무원장
(우베 앞바다의 멈추어 버린 시간이 현재의 시간과 함께 흘러가기 위해서는 해저에 잠들어 있는 희생자들 유골이 발굴되어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

양현/한국장생탄광희생자유족회 회장
(아직도 차디찬 바다 속에서 영면하고 계시는 영령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진심어린 사과한마디 없는 일본 정부가 원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

조세이 탄광은 제2의 군함도로 불릴 정도로 최악의 노동조건에 대부분 노동자들이 조선인 징용자로 채워져 혹독한 노역에 시달렸습니다.

1942년 해저 갱도가 무너져 조선인 136명을 포함해 일본 노동자 등 모두 183명이 수몰됐지만, 사건은 은폐되고 79년이 지난 지금까지 차디찬 바다 속에 잠들어 있습니다.

일본 유족회와 역사를 새기는 회는 일제 강점기 강제연행과 장생탄광의 향후 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는 등 양국관계의 미래와 유해발굴을 위한 노력을 일본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김선표 주히로시마 총영사는 1992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추모식을 거행하고 있는 유족회와 시민단체에 감사와 함께 유해발굴의 기대를 전했습니다.

김선표/주히로시마 대한민국 총영사
(어려운 상황에서도 차곡차곡 쌓아 온 노력이 빛을 발하여 언젠가는 한일 양국 시민들의 관심과 합의 속에 희생자들이 가족의 품에 안기는 날이 오기를 모든 분들과 함께 기원합니다.)

한국 법원의 강제징용과 위안부 배상 판결로 양국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지만, 의식 있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일본 정부의 책임과 양심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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