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교 관련 법령 제ㆍ개정 기획보도 두 번째 순서 매장문화재 관련입니다. 2009년 진관사에서 발굴된 300여 점의 성보가 6년 만에 되돌아왔는데요, 제자리를 찾는데 불필요한 시간과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지난 달 개정안이 발의돼 해묵은 과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은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9년 문화재청이 1년여 발굴 작업 끝에 불상과 기와 등 280여 매장문화재를 발굴하고 일방적으로 국가에 귀속시켜 조계종과 진관사가 6년여 노력 끝에 되찾는 일이 있었습니다.

진관사가 황실 지원을 받은 사찰로 출토유물이 왕실재산이라며 국가소유를 주장했지만 앞서 소유권을 인정받은 회암사 판례와도 상충되는 등 법률전문가 없는 문화재청 문화재판정위원회의 일방적인 태도가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지난달 14일 국민의힘 이용의원을 비롯해 주호영 의원 등 11명의 국회의원이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용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화인터뷰)
(매장문화재 대부분 전통사찰이 소유하고 있는데 소유권판정 절차를 거치도록 해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현행법은 소유권이 판명되지 않은 매장문화재의 경우 소유권 판정 절차를 거쳐 반환하거나 국고에 귀속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회암사나 진관사를 비롯해 전통사찰의 탑과 부도, 전각 등에서 발견된 문화재는 소유권 판정 절차를 거쳐 대부분 사찰 소유를 인정받고 있는데도  예외조항이 없어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용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화인터뷰)
(매장문화재 소유권을 분명하게 밝힐 수 없을 경우 사찰이 소유권을 갖도록 법안을 개정한 겁니다. 불필요하게 사찰에서는 행정력을 발휘하지 않고도 사찰에서 보존할 수 있는 실효성이 있게 됩니다. ) 

먼저 매장문화재 정의에서 전통사찰보존지에 있는 탑과 부도, 전각에서 발굴된 문화재를 제외해 논쟁의 여지를 처음부터 줄였습니다.

다음으로 소유권 판정에서 정당한 소유자가 없는 경우 전통사찰 보존지에서 발견된 매장문화재는 해당 사찰의 소유로 하는 단서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불필요한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어 개정안 통과에 기대가 높은 반면 개정안이 통과돼도 이후 발견된 문화재부터 적용되는 면에서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분황사탑 사리구를 비롯해 해인사 길상탑 사리구 처럼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제자리를 찾지 못한 문화재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입니다.

진각스님 /해인사 총무국장
(이런 걸 만시지탄이라 할 수 있는데 진작 개정이 됐어야 하고 도굴이 됐다 해서 주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가 소유로 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죠. 소장처를 옮기는 게 불가능하다면 영구임대 등의 방법으로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오랜 세월 흙더미 속에 묻혀 있다 발견된 성보라도 사찰 창건과 함께 해온 가치와 의미를 제자리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오는 3월 국회에서 매장문화재 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길 기대해 봅니다.
 
BTN뉴스 이은아입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