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찰을 방문하면 전각 기둥마다 세로로 길게 쓰인 한문을 보면서 한번쯤 무슨 의미인지를 궁금해 하신 적 있을 텐데요. 김해 정암사 주지 법상스님이 전국 사찰을 돌며 주련의 의미를 풀어낸 책을 펴냈습니다. 부산지사 제봉득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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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사찰 전각 기둥마다 세로로 길게 쓰인 ‘주련’

주련은 사찰에 위치한 전각의 성격에 따라 경전 구절부터 선시, 게송, 오도송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찰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며 주련을 보지만, 대부분의 한글세대에겐 한문으로 적힌 주련의 의미를 해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지난 해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를 펴낸 김해 정암사 주지 법상스님이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사찰에서 만나는 주련’ 책을 발간했습니다.

법상스님 / 김해 정암사 주지
(주련이라는 것은 경전을 요약해놓은 것이고, 경전을 요약한 주련을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잘 알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서 (주련의 의미를 알고) 불자들이 어떻게 하면 신심을 더 돋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책을 발간했습니다.)

한자로 돼 있어 해석하기 어려운 주련에 대한 답답함은 스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책을 발간하기 위해 법상스님은 3년간 전국 사찰을 다니며 총 130여개의 주련을 확인, 사진 촬영을 하며 의미를 정리했습니다.

법상스님은 잘 쓰이지 않는 옛날 한자와 특별한 초서체 등으로 의미전달과 해석이 제각각인 문장을 원문과 연원을 찾아 의미를 밝히며 부처님 가르침을 올바르게 전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법상스님 / 김해 정암사 주지
(부처님 말씀을 형상으로 나타내면 불상이 되고 글로 나타내면 주련이 되고 그림으로 나타내면 불화가 되듯이 부처님 말씀을 주련을 통해서 얼마나 올곧게 전하느냐 여기에 중점을 뒀어요.)

934페이지에 달하는 책은 118종류의 주련을 정리했으며, 주련에 담긴 스토리텔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순서를 배치했습니다.

또 주련을 쉽게 풀이하고 출처, 의미, 글쓴이 소개와 함께 오, 탈자, 나열순서까지 바로 잡으며 누구라도 쉽게 주련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법상스님은 한자로 이뤄진 주련이 장엄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한글세대가 주련의 가치와 효용을 알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법상스님 / 김해 정암사 주지
(아무래도 지금은 한문세대가 아니다 보니깐 한자를 모르는데 다 한자로 이루어졌다 보니깐 지금의 주련은 하나의 장엄이 됐어요. 장엄이 되지 아니하고 누가와서 봐도 주련의 가치를 알아야하고 효용을 알려면 한글화가 시급합니다.)

보는 이가 스스로를 성찰하고 결연한 마음을 내도록 이끄는 주련.

사찰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한글로 된 주련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BTN 뉴스 제봉득입니다.

부산지사 제봉득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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