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채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군대에서도 내년부터 채식 식단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병무청이 내년 2월 시작하는 병역판정검사에서부터 장병들의 신상명세서에 ‘식문화 채식주의’라는 신설 항목이 생깁니다. 정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국방부가 지난 27일, 내년부터 채식주의자 현황을 파악해 동물성 단백질을 제외한 비건 식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식단은 밥과 김, 채소, 과일, 두부 등으로 구성되며 하루 3000㎉ 열량으로 맞춰졌습니다.

국방부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을 위해 지난 22일 단체급식과 식생활교육 분야 전문가들을 모아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미군처럼 채소와 과일 등을 선택해 먹을 수 있는 샐러드 바를 운영하고 젓갈을 뺀 백김치와 버터, 우유 없는 식빵 등을 제공하는 아이디어가 제시됐습니다.

채식주의단체들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원복/한국채식연합 대표(전화인터뷰)
(단순한 기호나 식도락이나 취미가 아닙니다. 하나의 신념이고 철학이고 가치죠. 굉장히 개인에게 중요한 문제이고 그리고 그런 차원에서 국가가 이런 것을 기본적인 인권이고 이런 것들을 배려를 해야 된다고 결정한 것은 매우 환영하고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낮선 환경에서 군 생활을 하며 채식까지 포기해야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환영하기는 마찬가지.

군부대에서 계급 또는 눈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따로 채식을 요구하지 못해 식사를 굶고 PX에서 대체식을 사먹는 장병도 있었습니다.

완전한 채식을 하는 단계인 비건까지는 아니라도 식단을 선택 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혁준/경기도 남양주시
(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생선을 아예 안 먹는 사람도 있을 텐데 무조건 먹어야 되는 그런 식단이다 보니 억지로 참고 먹는 수 밖 에 없는 거죠. 그렇지만 사실 몸에서 안 받아 줄때도 있는 날도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가 좀 있었습니다.)

병무청이 내년 2월 17일 시작하는 병역판정검사에서부터 장병들의 신상명세서에 ‘식문화 채식주의’라는 신설 항목이 생깁니다.

이 정보는 입영 후 근무 부대로 보내집니다.

또 세부적인 식문화를 조사하는 방법도 검토 중입니다.

돼지고기를 금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도축한 육류만 허용하는 이슬람의 종교적 이유도 배려하기 위해서입니다.

김경욱/국방부 물자관리과 과장(전화인터뷰)
(최근에 저희 장병들 중에도 채식주의자라든가 무슬림이라든가 급식에 관한 배려가 필요한 병사들이 본격적으로 입대를 하게 됐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저희가 장병들에게 급식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다양한 급식지원정책 수립을 했습니다.)

군부대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받아들이며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는 가운데 군부대 선진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BTN 뉴스 정준호입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