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병원 지하에 위치한 대강당이 적막함과 함께 쓸쓸함이 느껴집니다.

매년 이때가 되면 환우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행사 준비로 분주했던 복도 역시 텅 빈 공간으로 공허함을 더합니다.

하지만 이내 들것이 등장하고 소외 이웃을 향한 희망의 쌀들이 옮겨지며 트럭 위에 조금씩 쌓여갑니다.  

광진구 능인정사 주지이자 병원 법당을 이끌고 있는 법경스님이 마련한 자비의 쌀 나눔.

이날은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꾸준히 진행됐던 자선음악회 대신 2000kg의 쌀과 김치 50통을 준비하며 다시 한 번 상생의 싹을 틔웠습니다.

법경스님/ 능인정사 주지․건대 불교법당 지도법사
((오늘은) 관객이 없더라도 우리가 열심히 사회를 위해서 봉사를 해야 되지 않겠나 싶어서 가난한 분과 힘든 사람들에게 쌀 한 톨이라도...)

바이러스 위기 속 사찰경제에 어려움을 겪는 스님이지만 이번 보시를 위해 각종 수고를 덜어가며 쌀을 모았다는 후문입니다.

30년 넘게 이어온 자비나눔을 멈출 수 없었고 어려울수록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는 부처님 가르침을 마음속에 품으며 지역을 향해 끊임없는 손길을 내밀고 있는 겁니다.

이에 광진구청 관계자는 감사를 표하며 자양동과 군자동 등 15개 동에 거주하는 저소득 가정과 기초수급자들에게 소중히 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영순 / 광진구청 복지정책과장
(저희가 15개 동이 있거든요. 그래서 동마다 어려우신 분들에게 잘 전달해서 지금 다들 코로나로 힘들지만 그래도 주변에 누군가 나를 기억하고 있고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도록  정성껏 잘 전달하겠습니다.)

이날은 난치병 환우를 위한 의료비 백만 원이 병원 측에 추가로 전달되며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에 법경스님은 자비나눔을 계기로 종식을 가늠하기 힘든 코로나 여파 속 불교계의 원력과 동체대비 사상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법경스님/ 능인정사 주지․건대 불교법당 지도법사
(코로나로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사회가 어렵고 힘들어도 우리 불교는 부처님의 동체대비 사상으로 남다른 모습을 스님들이 보여줘야 되지 않겠나 생각해서...)

지난 1986년부터 보시와 봉사를 행하며 현재까지 320톤에 달하는 쌀을 전달한 법경스님.

스님이 일궈낸 자비 회향은 추운 연말을 녹이는 뜻 깊은 온정으로 기부의 참된 의미를 전하고 있습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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