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의 기세로 가득한 사찰 일대가 스님들의 염불소리로 울려퍼집니다.

법당 출입이 불가한 신도들은 온라인을 통해 법회에 참석하고 대웅전 앞은 마스크를 착용한 불자들이 기도를 이어갑니다.

천년고찰 강남 봉은사에서 봉행된 동지21일 기도 회향법회 현장.

법회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한 거리두기와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주지 원명스님 등 최소한의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대면으로 진행됐습니다.

주지 원명스님은 새해를 앞두고 마음가짐을 바로 할 시기가 도래했다며 지난날의 후회대신 법성계를 통한 삼라만상의 일체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지를 기점으로 신심을 더욱 증대해 바이러스 퇴치와 면역력 강화에 모두가 노력하자고 말했습니다.
 
원명스님/ 봉은사 주지
(신심이 강하면 여러 가지 바이러스들도 면역력으로써 물리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원력으로써 앞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동지가 됐으면 합니다.)

법회에 이어 주지 원명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은 소원지 쓰기를 통해 공동체 안녕과 코로나 극복을 염원했습니다.

가족건강과 행복, 취업성공 등 저마다의 염원이 대웅전 앞을 장식했고 진심이 담긴 촛불을 공양하며 부처님 가르침을 한데 모았습니다.

이명옥/ 영등포구 여의도동
(모두의 건강이 최우선이고 시험을 보는 지인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들이 꼭 소원성취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날은 동지법회의 꽃인 팥죽나눔 행사도 진행되며 의미를 더했습니다.

바이러스 여파로 체온측정과 명부작성을 마친 불자와 지역민들에 한해 팥죽이 전달됐고 철저한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귀가 후 먹을 수 있도록 포장해 배부했습니다.

이에 불자들은 함께 모여 팥죽을 먹었던 지난날이 그립다며 코로나 종식으로 내년에는 마스크 대신 웃음꽃이 가득한 동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윤옥 / 광진구 구의동
(봉은사에 다닌 지 40년 됩니다. 그런데 해마다 이렇게 와서 팥죽을 맛있게 먹었는데 오늘은 코로나 때문에 싸가지고 가니까 아쉬워요. 앉아서 여러 친구들과 먹으면 정겨운데...)

동지를 맞아 비대면 포교와 뜻 깊은 자비행을 실천한 봉은사는 코로나 위기 속 희망과 상생의 불씨를 다시금 전했습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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