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음]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 설치된 모니터에 연등회의 유네스코 등재를 알리는 결과가 발표되자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을 기리고, 모든 중생의 이고득락을 기원하는 한국불교 고유의 문화축제인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순간입니다.

연등회는 어젯밤 9시 30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15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회의에서 마침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민간축제로 출발해 지난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된 이후 8년 만에 이뤄낸 성과입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2018년 씨름에 이어 21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불교계에서는 의례 성격이 강한 영산재와 축제 형태의 연등회가 모두 유네스코에 이름을 올려 더욱 큰 의미를 갖습니다.

연등회보존위원장 원행스님은 유네스코 회의 중계 현장에서 연등회의 등재에 기쁨을 표하고, 문화유산 보전에 힘쓸 것을 다짐했습니다.

원행스님 / 연등회보존위원장·조계종 총무원장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는) 대한민국의 경사이며 민족문화의 우수함을 인정받는 특별한 날입니다. 오늘 연등회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를 계기로, 그동안의 노력과 더불어 연등회 보존과 전승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150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가 담긴 연등회는 종교적 의미에서 시작됐지만 오늘날 종교를 넘어 사회 구성원의 화합과 포용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한 인류 전체의 창의성과 문화다양성을 보여주고 약자를 배려하는 한편, 정부와 조계종이 함께 보전 노력을 기울인 부분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연등회보존위원회와 문화재청은 이처럼 연등회에 담긴 화합의 가치가 전 세계에 전해지길 기원했습니다.

정재숙 / 문화재청장
(유네스코 유산의 등재가 국가 간 이해 증진과 화합의 계기가 돼야 하나, 최근 그렇지 못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등회의 화합과 상호 이해 정신이 여러 국가에 공유돼 국가 간 갈등 해결에 영감을 주길 기대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가르침을 따라 인류의 행복과 평화를 발원하는 연등회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세계적인 무형문화재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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