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감염병·기후변화 등 생태위기의 시대 불교의 관점에서 새로운 행동철학을 제시하는 책이 발간됐습니다. 사회적 실천을 궁극의 깨달음으로 주장하는 생태불교를 담은 책, ‘과학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할 때 불교가 할 수 있는 것’을 최준호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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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2020년, 인류는 생태적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 세계를 휩쓴 전염병은 잠잠해지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유행을 불러오고 있으며, 기후 재해도 빈번해집니다.

인류의 편안함과 안전을 선물해 온 과학은 무분별한 개발로 재앙을 일으켰습니다.

책 ‘과학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할 때 불교가 할 수 있는 것’은 위기의 시대에 세상을 생태불교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동 철학을 제시합니다.

민정희 / 역자·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
(기후위기를 비롯해서 생태위기가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고, 그렇게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에 비해 한국 사회나 불교계에서 그만큼 대응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제가 이 책을 번역하겠다고 저자에게 메일을 보냈더니 그렇게 하라고 해서 번역하게 됐습니다.)

저자인 불교철학자 데이비드 로이는 에코다르마라 명명된 생태불교를 언급하며 핵심은 ‘사회적 실천’에 있다고 봤습니다.

“우리가 다른 이들이나 지구와 분리돼 있지 않다”는 연기적 깨달음을 바탕으로 사회 구조적 고통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는 겁니다.

오늘날의 고통은 대부분 사회적·집단적 원인에서 비롯돼 궁극적으로 개인의 변화·사회의 변화는 분리돼 있지 않습니다.

2500년 전 부처님이 살아 있었을 때와는 다른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부처님 가르침에 대해 새로운 접근과 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민정희 / 역자·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전화인터뷰)
(지금의 기후위기나 생태위기의 문제는 계속적으로 우리로 하여금 소비하게 만드는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는데 계속 우리로 하여금 결핍을 느끼게 하고 소비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들을 얘기하면서 개인의 깨달음과 실천을 넘어서서 집단적인 깨달음과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책은 지금의 위기에 대해 불교가 사회·생태적 참여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올바른 판단과 행동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전통불교에서는 보통 개인적 측면으로 제시하지만, 지금의 세계에서는 사회 참여적 형태로 확대 적용할 수 있습니다.

대승불교의 육바라밀이 이에 해당되며 불교적 행동의 핵심은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행동하는 겁니다.

저자는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진정한 보살도”라고 말합니다.

민정희 / 역자·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전화인터뷰)
(기후위기가 단지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온실가스가 줄고 이런 단순한 차원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산업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거고 그렇게 되면 우리의 삶, 국민들의 삶도 완전히 바뀌어야 되는 부분들이 있는 거에요. 장기적으로 그런 목표를 향해 가더라도 순간 순간 그 결과가 당장은 이뤄지지 않는 것을 염두에 두고 열심히 최선을 다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글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불교인들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불교는 지금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종교”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저자는 책을 통해 인류가 직면한 거대한 문제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데 불교가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려 합니다.  

BTN 뉴스 최준호입니다.

최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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