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갈등이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화쟁은 인류의 평화를 위한 정신으로 평가됩니다. 이에 따라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청소년이 겪는 갈등 해결을 돕는 안내서 <하이, 화쟁>을 발간했는데요. 교육 현장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화쟁 수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윤호섭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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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역사적으로 불교가 번성한 신라시대, 당시 불교계는 많은 종파로 나뉘어 교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쏟아냈습니다.

이웃나라와의 전쟁까지 겹쳐 국가적으로 번민이 들끓던 시기, 원효스님은 수많은 사상을 열 가지로 정리해 일심과 회통을 중심으로 십문화쟁론을 썼습니다.

이후 화쟁은 단순히 불교 교리를 회통하는 것을 넘어 민족이 겪는 갈등을 해결하는 정신으로 거듭났습니다.

정치권을 비롯해 일반사회까지 갈등이 만연한 현대사회에서 청소년이 쉽게 화쟁을 이해하도록 돕는 안내서가 발간됐습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펴낸 청소년 갈등 해결 가이드북 <하이, 화쟁>입니다.

이 책은 불교종립학교 학생들이 화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신이 겪은 갈등 상황을 직접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활용됩니다.

허용민 / 의정부 광동고 교법사(전화인터뷰)
(일주일에 한 번 종교학 수업시간을 통해 화쟁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활동을 스스로, 아니면 친구들과 함께 해보는 모둠활동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자신이 스스로 주어진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답을 찾아가는 학생 주도형 수업을 지향하면서...)

<하이, 화쟁>은 갈등 상황에서 자신과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고 사례에 따른 역할 연극을 체험하는 등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합니다.

선봉장형, 모범생형, 협상가형 등 갈등 상황에 따른 다양한 대처 유형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친구와의 관계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자신의 속마음을 써볼 수 있어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김가연 / 남양주 광동고 교법사(전화인터뷰)
(<하이, 화쟁>의 취지가 학생들이 항상 소지하고 싶어하는 다이어리 같은 책을 만드는 것이었는데요. 전에는 발표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학생들도 자신의 속마음을 워크북에 잘 작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워크북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하이, 화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면 수업에 많이 쓰이지 못했지만 몇 차례만으로도 학생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대인관계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던 학생들이 더 나은 해결방법을 고민하게 된 것입니다.

김가연 / 남양주 광동고 교법사(전화인터뷰)
((현장 수업을) 두세 번 정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그동안 얘기하지 못했던 속마음, 예를 들면 각자의 갈등 상황을 저에게 상담 요청할 때 화쟁 수업이 인성교육에도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종교교육에 있어서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수업이라고 느꼈습니다.)

화쟁위원회는 앞으로 교법사들의 수업을 돕는 지도 안내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자료를 보완해 화쟁 교육의 질을 더욱 높일 계획입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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