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에 절인 하얀 배추를 먹음직스런 빨간 양념으로 버무리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현장음>
(양념~/양념이요~ 양념주세요~)

여기저기서 양념을 외치는 소리에 어느새 배추의 속을 채울 양념이 배달됩니다.

김장을 처음해보는 이주민에게 양념을 버무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모습은 마치 어머니와 아들 같기도 합니다.

관문사가 지난 21일 경내 향적당에서 따뜻한 세상만들기 음식문화축제를 개최했습니다.

다문화가정과 이주노동자 등이 함께 참여하는 관문사 음식문화축제는 이날도 주지 월장스님을 비롯해 몽골과 미얀마, 스리랑카 등 8개국 불자와 고려인 북한 이탈주민 등이 동참했습니다.

월장스님은 코로나19로 더욱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주민들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김치를 담가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며 따뜻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길 기원했습니다.
 
월장스님/관문사 주지
(우리 관문사에서만 김장을 하는 것이 아니고 스님들도 오셨는데, 미얀마, 스리랑카, 몽골 스님들도 오시고, 고려인과 북한 이탈주민들에게 김장을 해서 나눠드리고 있습니다. 불자님들이, 또 외국의 스님과 많은 분들이 같이 정성껏 담그는 김치를 드시는 모든 분들이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벌써 4년째 음식문화축제에 참가하고 있다는 우드라 스님은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만들어 이웃들과 나누는 것이 너무 좋다며 신도들과 김치찌개와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먹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습니다.

아신 우드라 스님/미얀마
(한국 음식 중에 김치는 대표음식이라고 배웠어요. 관문사에서 매년 김치를 담가서 보시하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1년 내내 먹을 수 있으니까 우리도 김치찌개 만들고 김치볶음밥 만들어서 먹고 너무 좋아요.)

갑자기 찾아온 겨울 날씨에도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김장나눔에는 자원봉사의 열기가 가득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소외 이웃을 위한 김장으로 서로의 마음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이지연/몽골
(같이 김치 만들어서, 여러 나라 사람들과 어르신들과 어울려서 김치 만들고, 어려운 사람들, 김치가 필요한 사람들한테 나누는 행사에서 작은 도움이 되니까 너무 기분도 좋고 감사합니다. 참석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날 담근 1,200여 포기의 김장김치는 쌀 250킬로그램과 함께 몽골, 스리랑카, 미얀마, 베트남, 태국,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 불자와 고려인, 이탈주민과 국가 유공자, 지역 취약계층에 전달됐습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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