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국대 불교학술원이 조선후기 고승의 전기와 문학세계를 다룬 한국불교전서 4종을 발간했습니다. 일반인들의 불교학 접근은 물론 사료의 심층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근 기잡니다.
------------------------------
[리포트]
선지식의 고문헌을 집대성하며 불법의 대중화와 문화담론을 펼치고 있는 동국대 불교학술원.

새롭게 발간된 4종의 한국불교전서는 조선후기 고승의 전기와 문학세계를 다루며 원문의 철저한 교감과 가독성 향상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먼저 송광사를 주요 무대로 활동한 보정스님의 ‘조계고승전’은 고려후기 지눌선사부터 조선후기 양대 계파 중 하나인 부휴계 스님들의 명맥을 하나로 엮은 책입니다.

모두 388명의 고승이 기재됐는데 이중 97명의 스님은 각각의 전기가 수록됐고 화엄학의 전통을 의식하며 조계종이라는 틀 속에 당시의 불교를 접근한 특징을 지닙니다.

이는 승보사찰 송광사의 전통을 확고히 하려는 저자의 의도인 동시에 지난 1941년 한국불교의 종명이 조계종으로 정해진 역사적 사실과 괘를 함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용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사실은 보조지눌과 조계종을 다시 역사 전면에 불러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고 보정스님은 학승으로서 한국불교의 전통을 집성하는데 노력했던 (조선시대) 마지막 세대로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동사열전’을 편찬한 범해선사의 시집은 당시의 스님들에게 직접 지어준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데 자연의 아름다움이 진리임을 함축하며 담백한 삶과 정진의 당부 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제주도와 두륜산, 대흥사 등을 소재로 다채로운 기행시가 수록됐고 승속을 넘나드는 문학성을 통해 불교와 유교의 엄격한 거리를 좁혔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이어 32편으로 구성된 범해선사문집은 세 차례에 걸쳐 전국 명승지를 유람했던 기록과 감흥 등을 고스란히 담으며 한국불교 역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사료로 가치를 더합니다.

김종진/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별을 보기 위해서 밤에 산행을 하고 새벽을 기다려서 별자리를 관찰한다는 것이 굉장히 특이한 소재거든요. 범해선사문집은 불교문화사적인 의미도 있지만 감성, 문화적인 텍스트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임하록’은 조선후기 불교계 최고 문장가로 꼽히는 연담대사의 시와 문집 등으로 구성됐는데 당시  유학자들의 비판에 인과윤회의 사례를 밝히는 등 불교의 우수성을 적극 강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사계절과 숲속생활, 흉년의 탄식 등 300여 편에 달하는 시들은 고승의 진솔함과 꾸밈이 없는 마음의 본질이 담겨 잔잔한 울림을 선사합니다.

이대형/ 동국대 불교학술원 조교수
(연담대사가 생전에 직접 문집을 제작하셨습니다. 문장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다고 평가했고 그래서 이와 같은 시문이 불교계를 드러내는데 필요하다는 적극적인 인식을 가졌습니다.)

조선후기를 빛낸 고승의 삶과 수행, 문학성 등이 여실히 담긴 전서는 일반인들의 불교학 접근은 물론 사료의 심층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