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전 세계로 반출된 한국의 문화재는 현재까지 약 19만여 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불상과 불화 등 각 분야 전승 작가들이 모여 성보의 환지본처를 향한 특별한 재현전을 열었습니다. 이동근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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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오똑한 코와 굳게 다문 입술, 커다란 귀까지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불상이 화려한 영락장식과 함께 우두커니 앉아있습니다.

일본으로 반출돼 규슈 후모사에 봉안된 고려시대 금동보살좌상을 재현한 작품입니다.

옆으로는 미국이 소장 중인 당사자상을 비롯해 가섭존자와 금동여래입상 등 다양한 불상이 수를 놓으며 문화재 환수를 향한 작가의 혼이 담겨있습니다.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산하 나우회가 개최한 ‘다시 태어나는 문화재’ 특별전.

불상과 불화, 조각 등 각 분야 전승 작가 모임인 나우회는 지난 2010년부터 전통문화의 둘레길 만들기 기획전을 진행하며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를 재현하고 있습니다.

전시는 10주년을 맞이함과 동시에 지난 16일 이천오층석탑의 귀환을 바라는 환수염원탑 제막식과 궤를 같이하며 의미를 더했습니다.

한봉석/ 나우회 회장
(해외를 직접 갔다 와서 한 작품씩 재현하게 된 겁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작품들을 통해 스스로 발전도 되고 정말 감격스러운 거예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작품들을 볼 수 있게 권리를 주고 마중물이 되자는 이야기를 회원들에게 했는데 그것이 하나하나 이뤄지는 게 정말 좋습니다.)

전시는 나우회 소속 1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정교하게 탄생한 50여 재현작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중 작가의 사명이 깃든 각종 불화가 눈길을 끄는데 LA카운티 미술관이 보유 중인 평원당대사 진영은 물론 아미타팔대보살도와 지장시왕도 등이 원작과 동일하게 조성되며 성보의 소중함과 미적가치를 동시에 전하고 있는 겁니다.

더불어 페이퍼 아트와 황토탱화 등 재료의 특성을 강화한 현대미술과 일제강점기에 무단 반출된 벽제관 육각정을 10분의 1크기로 축소한 작품도 만날 수 있습니다.

김범식/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37호 대목장
((벽제관 육각정은) 일본 야마구치 현에 있거든요. 그것을 재현한 겁니다. 내부와 외부 회랑이 분리돼 있어서 이런 육각정과 팔각정은 우리나라에 지금 없습니다. 그 점이 특이하고요...)

재현전은 전승 작가들의 숨은 노력과 문화재 환지본처의 국민적 관심을 환기하며 남다른 가치를 지닙니다.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작가들 스스로 해외 각국을 찾아가 수많은 유출문화재들을 실견, 선조들의 손길을 그대로 재현하며 성보 제자리 찾기 운동에 일조하고 있는 겁니다.

이연욱/ 경기도 무형문화재 57호 불화장
(우리 나우회에서 많은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져서 국내에서 외국의 우리 문화재급 작품들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0년의 세월 간 끊임없는 시도와 성찰을 통해 성보 환수의 징검다리가 되고 있는 나우회.

‘다시 태어나는 문화재’ 특별전은 이천 문화원 2층 전시실에서 오는 22일까지 이어집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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