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10월, 경북 의성 낙단보 공사구간에서 광배에 구멍이 뚫린 채 발견된 마애미륵보살좌상.

공사로 유실될 위기에 처한 이 마애불은 불교계의 끊임없는 노력 끝에 문화재로 지정돼 현재까지 많은 불자들의 신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만행결사 자비순례단은 순례 6일차인 오늘 낙단보에 들러 마애불을 친견하고, 간단한 법회를 봉행하며 불교중흥을 다짐했습니다.

지난 11일 신라불교초전지에 조성된 아도화상 동상 앞에서 부처님의 전법 원력을 되새긴 데 이어 이날 부처님 전에 국난극복을 기원했습니다.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스님과 포교원장 지홍스님, 고운사 회주 호성스님, 김주수 의성군수 등이 동참한 법회에서 사부대중은 마애불을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과정을 돌아봤습니다.

등운스님 / 조계종 제16교구본사 고운사 주지
(모든 분들이 정말로 정성스럽게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주셔서 지금 이 자리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대중을 이끌고 이 자리로 (길을) 돌아가면서도 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들이, 이 지역 불자와 스님들은 늘 마음속에 새기면서 지역불교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고려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낙단보 마애불은 만행결사 회주 자승스님이 총무원장 당시 종단 역량을 총동원해 보존한 문화재여서 의미를 더했습니다.

현재는 마애불 관리를 위해 옆에 마애사를 세우고, 주지 원종스님과 신도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으며 성보 보존에 힘쓰고 있습니다.

순례단은 수년간의 노력 끝에 지켜낸 성보에 깊은 예경을 표하면서 앞으로 남은 순례가 무사히 회향해 불교중흥의 씨앗으로 거듭나길 서원했습니다.

또한 길 위에서 매일 정진하는 순례자뿐만 아니라 이번 자비순례를 가능케 하는 실무진과 봉사자들에 대한 감사도 표했습니다.

법원스님 /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밥을 하고, 또 짐을 들어 나르고, 순례를 가능하게 해주는, 그런 조력을 해주는 분들이 굉장히 많이 계신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순례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아니라 바로 이 순례를 가능하게 해주는 이분들이야 말로 이 순례의 진정한 주인공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순례단은 이날 낙단보를 거쳐 상주보까지 총 30km가 넘는 긴 거리를 순례했습니다.

잠시 내린 빗방울이 순례단의 여정에 고난을 더했지만 순례자들은 불퇴전의 굳은 원력으로 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신라불교초전지와 낙단보 마애불 등 불교성지를 걸어서 방문할 수 있다는 데 환희심을 표했습니다.

정충래 / 자비순례단 조장·동국대 이사
(마음이 남다릅니다. 특히 오늘 마애불 같은 경우는 다행히 우리 불교계 노력으로 되살려놓아 더욱 감격스럽고, 순례단의 코스에 이곳을 포함시킨 것이 크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한 수행과 함께 모범적인 방역활동을 이어온 순례단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했지만 고삐를 놓지 않고 순례 간 감염예방에 힘쓰고 있습니다.

순례단은 회향할 때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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