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진관사 경내에 장엄한 명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영가를 맞이하는 시련의식이 펼쳐집니다.

대령과 관욕의식으로 아득히 먼 길을 온 영가들의 고단함을 위로하며 번뇌를 씻겨줍니다.

환희로운 음악과 무용이 어우러지며 도량을 향기롭게 하고, 온 누리에 부처님 법을 베풉니다.
 
성우 대종사 / 조계종 전계대화상ㆍ원로의원
(이 땅에 살거나 물에 살거나 어디에 살거나 일체 중생이 둘이 아니기 때문에 둘이 아닌 그 생명을 근본적으로 존중할 수 있는 사상이 바로 수륙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업장소멸하는 기회가 됩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26호, 진관사 국행수륙재의 마지막을 회향하는 칠재가 오늘 봉행됐습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예방을 위해 스님을 비롯한 최소한의 인원만 동참한 가운데 간소하게 진행됐습니다.

다만, 신도들이 온라인상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습니다.

진관사는 입재를 시작으로 지난 49일 간 코로나19 극복과 치유,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수륙무차평등재의의 참뜻을 되새겼습니다.

이와 함께 스님과 신도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쌀을 지역의 소외이웃에게 전달하며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했습니다.

계호스님 / 진관사 주지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불안과 공포로 힘들어하는 이때에 진관사 국행수륙재는 위로와 진리의 장이며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베풀어지는 진리의 가장 큰 법의 향연이자 저 라따나 경처럼 빛나는 부처님의 법문과 법회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장입니다.)
 
진관사 국행수륙재는 조선을 세운 태조 임금이 처음 거행한 뒤 600백년 넘는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왕실을 위한 기도법회를 넘어 나라가 어려울 땐 호국불교의 역할을 하고, 질병과 기근, 전쟁으로 고통 받는 백성들의 아픔을 보듬었습니다.

본각스님 /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바로 오늘 봉행하시는 또 49일 간 정성을 다해서 기도 해 오신 이 공덕으로 모든 슬픈 영가와 우리들의 고달픈 삶이 전부 소멸되고 지도하신 그 맑은 기운으로 수륙 모두의 생명을 위로하는 그런 뜻 깊은 자리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진관사는 국행수륙재를 통해 코로나19라는 시대의 아픔을 보듬고, 모두의 행복과 차별 없는 세상을 발원했습니다.

BTN 뉴스 이석호입니다.

이석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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