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만행결사 자비순례에 다양한 연령대의 순례자들이 참여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나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력을 가진 순례자들도 자비순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일일 참가로 힘을 보탰는데요. 윤호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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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새벽이슬 내린 연꽃빛 텐트가 하나둘 포개집니다.

만행결사 자비순례 3일차, 이제는 새벽 3시에 눈을 뜨는 순례자들의 몸이 한결 가벼워 보입니다.

[현장음]

자비순례의 출발을 알리는 죽비 소리에 맞춰 순례자들은 다시 길 위로 걸음을 옮깁니다.

이날은 신심 깊은 불자 정치인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동참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후 일정으로 인해 오전 순례를 함께하면서 자비순례가 원만 회향하길 기원했습니다.

주호영 의원/ 국민의힘 원내대표
((저는) 오늘, 내일 조금 걸을 텐데 21일간 참여하시는 대중이 힘은 들겠지만 다 무탈하게 모두 잘 마치면 좋겠습니다.)

조금씩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가는 자비순례에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순례자들이 동참해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자비의 마라토너이자 달리는 스님으로 잘 알려진 진오스님은 올 초 베트남 농촌학교를 돕기 위해 미국 횡단 탁발마라톤을 이어가다 코로나19 때문에 귀국했습니다.

스님은 바이러스 종식을 기다렸지만 감염병 확산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아 자비순례에 참가했습니다.

두 다리로 하는 일은 무엇이든 자신 있다고 밝힌 스님은 많은 대중이 모여 함께 정진하고, 한국불교의 과제를 고민한다는 점에서 마음을 냈습니다.

진오스님 / 구미 마하붓다사 주지
(묵언, 걷기, 또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숫자만 보더라도 드문 일인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어떤 몸과 마음을 정리하는 시간이 첫 번째 참여 이유고요. 함께 같이 21일간 고행을 하다보면 우리가 서로를 알게 되잖아요. 그러면 한국불교에 대한 고민도 같이 쉬는 시간에는 나눌 수 있고...)

순례단에는 진오스님뿐만 아니라 동계스포츠 국가대표도 함께해 더 큰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정해림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는 오래 전부터 달마배 스노보드 대회를 이끈 서울 수국사 주지 호산스님과의 인연으로 동참했습니다.

지난해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금메달을 따며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정해림 선수는 코로나19로 전지훈련이 어려워지자 이번 순례에 나섰습니다.

매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쉼 없이 걸음을 이어가지만 순례가 끝난 뒤에도 별도로 개인훈련을 하며 기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해림 / 스노보드 국가대표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합숙도 못하고 외국에서 훈련도 못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개인적으로 동기부여도 좀 떨어져있고, 이번 순례를 계기로 정신을 바로잡고 동기부여도 새롭게 잡아서 한 단계 성숙해진 저를 보고 싶습니다.)

이처럼 자비순례에는 승속과 성별, 나이를 뛰어넘은 다양한 사부대중이 모여 한국불교의 새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멀게 했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새로운 인연이 자비순례를 통해 맺어지고 있습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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