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후손 석가족이 조성한 불상 한국에 첫 봉안

사찰 꼭대기에서 시작된 사부대중의 발원이 향로에서 피어나는 연기와 함께 자비의 순간으로 탈바꿈합니다.

생명의 잉태를 연상케 하는 형형색색의 줄들이 언덕을 타고 내려와 경내 연못에 도착하고 조금씩 드러내는 아기 부처님 모습에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오직 중생들의 고통을 치유하고자 세상에 나투신 부처님.

용인 와우정사가 지난 4일 경내에서 불교의 성지인 네팔에서 건너온 부처님 탄생불 봉안식을 봉행했습니다.

탄생불은 네팔 카트만두에 거주하는 석가모니 후손들의 전통 기법과 네팔 이주민들의 염원이 더해져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행사는 와우정사 주지 해곡스님을 비롯해 주한 네팔 대리 대사, 네팔 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간소하게 치러졌습니다.

해곡스님/ 용인 와우정사 주지
(세계 각국에서 불교도들이 많이 방문하고 외국스님들도 많이 오시는 곳에 (아기 부처님을) 모셔놓으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네팔에서 탄생하신 분이고 네팔인 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 않겠는가...)

가림막이 벗겨진 탄생불은 연못의 분수와 도량을 장식하는 대형 불두를 배경으로 바이러스 위기 속 희망과 상생의 가치를 전했습니다.

자비로운 미소와 영롱한 눈빛은 물론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정신을 담은 손의 표현이 더해지며 네팔 불상 특유의 아름다움과 고난극복의 길을 일러주고 있는 겁니다.

이에 사부대중은 탄생불 점안과 함께 자비와 비폭력, 관용 등으로 대변되는 부처님 가르침을 마음깊이 되새겼습니다.

해곡스님/ 용인 와우정사 주지
(모든 중생들이 탐진치에 얽매여 있는데 중생들이 헤어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고 인간으로서 성실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생을 살 수 있도록 일깨워 주신 분이 부처님입니다.)

석가족에 의해 조성된 아기 부처님이 한국 사찰에 안치된 일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네팔과의 불교문화교류와 이주민 포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람 싱 타파/주한 네팔 대리 대사
(우리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전까지 우리는 건강을 위한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처님 가르침은 어떠한 고통에서도 평안과 안전을 일러주고 있습니다.)

불법의 모태인 네팔에서 건너와 부처님의 찬란한 탄생을 담은 금동불상은 사찰의 새로운 상징이자 정신적 귀의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