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구현된 부처님..과학으로 문화재 비밀 밝혀

고려불교의 혼을 간직한 국보 제95호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입니다.

음각과 양각, 상감 등 다양한 기법이 조화를 이루며 특유의 절제미와 수려함을 자랑합니다.

발걸음을 옮기니 성보의 내부를 표현한 화면이 등장하고 3D기법과 X선 등이 투영된 현대과학과 만나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문화재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재개관에 맞춰 개최한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특별전.

전시는 눈에 보이는 빛인 가시광선을 비롯해 적외선과 자외선 등 보이지 않는 빛을 소재로 유물에 담긴 선조들의 지혜와 보존과학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마련됐습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빛이라 하면 희망이고 삶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코로나로 인해 조금 찌든 마음속에 빛이 들어서 확 펼치게 해주고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그런 전시의 이미지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세가지 테마로 구성된 특별전은 청동기부터 고려와 조선을 아우르는 67점의 유물이 공개되며 문화재의 숨은 이야기와 미래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중 부처님 진찰 섹션이 눈에 띄는데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 등 7점 불상에 대해 CT촬영과 감마선 분석 등 내부구조를 상세히 밝히며 향후 보존대책을 위한 박물관의 노력을 영상으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금동반가사유상의 경우 거푸집의 뼈대를 만들기 위한 금속심이 발견됐고 곧은결 무늬의 소나무로 제작된 소조보살입상과 후령통, 직물 등 복장물이 가득 찬 목조여래좌상의 이미지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영범/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 학예연구사
(불상을 검진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봤습니다. 그래서 문화재보존과학부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서 부처님을 잘 보존하고 어떤 분석을 통해서 연구결과를 나타내는지를 볼 수 있는 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빛으로 구현된 유물을 통해 선조들의 장인정신도 엿볼 수 있는데 금강산모양의 연적과 계영배 등에서 술이 가득 채워지지 않는 사이펀의 원리를 확인할 수 있고 이는 과도한 음주를 경계하라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더불어 경복궁 교태전 부벽화가 최초 공개된 가운데 X선과 적외선 사진으로 금빛가루 등 다양한 안료가 사용된 능숙한 붓의 흔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우리 문화유산 자체에 숨어있는 여러 가지 비밀을 밝혀주는 것이고 자라나는 청소년 세대에게 굉장히 궁금증이 있는 문화재에 대해서 하나의 좋은 교육적 자료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첨단기술을 활용해 문화재의 역사와 내부는 물론 보존과학의 화두를 제시한 빛의 과학 특별전.

전시는 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오는 11월15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