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함께 취재해요’ 아홉 번째는 조계사 원심회입니다. 원심회는 청각장애인들의 모임인데요, 들을 수도 없고 말을 할 수도 없지만 세상을 향한 손짓에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정준호 기자의 목소리와, 함께 취재한 원심회 이여심 기자의 수화로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조계사 원심회 소속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회원들이 1년 동안 공 들여 준비한 만다라 작품들이 갤러리 카페 까루나에 전시됐습니다.

일반 카페 이용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에 괴리감 없이 녹아든 만다라 작품들은 작가들의 메시지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원의 중심에서 시작돼 각기 다른 풀꽃과 나무들이 뻗어나간 모양은 우리 모두가 같은 뿌리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원심회 회원들은 지난해 7월부터 작품 활동에 매진했습니다.

임수진/원심회 만다라 교육 강사 
(처음에 원심회 분들하고 만다라 할 때는 일대일 대화만 가능하고 처음엔 걱정을 했었거든요. 전체적인 집단 프로그램이 가능할까 그랬는데 만다라를 하면서 이분들이 서로 소통하는 방법도 익히고 자기 안에 자신감이 만다라로 많이 나와서 자신감도 얻고 같이 소통하는 법도 익히신걸 보고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듣지 못하고 말을 할 수도 없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지만 수어를 통해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들은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마주 할 수 있었고 서로 공감대도 형성하면서 고립감을 해소했습니다.

김철환/수화통역사
(불교에서 이렇게 청각 장애인들의 마음을 보고 어두운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거든요. 다행히 우리 선생님이랑 스님이랑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해주셔서 좋아요. 좋은 기회였어요. 조계사 원심회도 있고 그러니까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계속 나와서 청각 장애인들이 이 사찰에서 그냥 부처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마음을 치유하는 기회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조계사 원심회는 1988년 11월 창립해 장애인포교에 앞장서며 청각장애인과 불자수어통역사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일원스님은 매주 일요일마다 회원들의 친구가 돼주며 부처님 말씀을 전하다가 회원들이 스스로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이에 만다라작품 교육을 하고 있는 작가를 섭외하고 직접 교육비를 1년 동안 후원하며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됐습니다.

일원스님/조계사 원심회 만다라 활동 지도
(청각장애인들은 듣지 못하기 때문에 말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분들은 수화로 소통을 하는데요. 소통의 어려움이 있다 보니 쉽게 소외감이나 고립감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심회에서 1년 동안 월 1회씩 만다라를 실시하게 됐고요. 내면에 집중하고 마음을 표현하고 또 소통하고 서로 지지하는 과정들을 통해서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고 점점 더 밝아지는 농인들의 모습을 뵐 수 있었습니다.)

만다라 전시회는 오는 20일부터 비로자나국제선원 1층 갤러리 까루나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장애가 있지만 세상과의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는 조계사 원심회의 활동은 우리 모두가 다르지 않은 한 생명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BTN 뉴스 정준호․이여심 입니다.

정준호․이여심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