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한국에서 최초로 베트남 출신 스님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현실적으로 한국에서 불교학을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재정적인 문제를 비롯해 기숙사 비용과 언어의 장벽까지 다양한데요, 한국에 공부하러 온 동남아시아 출신 스님들의 이야기를 최준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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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동남아시아 지역은 불교가 토착 신앙으로 그 역사가 매우 오래 됐습니다.

동남아시아 불교는 남방 상좌부 불교로 한·중·일의 북방 대승불교와는 차이가 있지만, 최근에는 북방 불교를 공부하려는 동남아시아의 스님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불교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지는 한편, 한국 불교는 아직 그 성과가 미미합니다.

유일하게 남·북방 불교가 혼재해 연구가 활발한 베트남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각려효스님 / 베트남·동국대학교 불교학 박사(전화인터뷰)
(호치민시 불교대학에 동북아 불교학과가 있는데, 실제로 중국학과와 일본학과만 있고 한국 불교에 대해 배우는 사람은 지금까지 아직 없어요. 연구 저서도 일본어·한자로 돼 있는 책은 많은데 한국 불교에 대한 한국어로 된 책은 아직 해석된 것이 없어요.)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불교에 대한 연구가 뒤처지고 있는 것은 실제 한국에서 유학하는 동남아 스님들의 수가 현저히 적기 때문입니다.

스리랑카 출신으로 동국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사라나스님은 한국에서 공부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으로 재정적 한계를 꼽았습니다.

학비가 비싼 가운데 외국인 스님들을 위한 장학금 제도가 충분하지 못해 한국에서 돈을 벌 수 없는 스님들이 오랜 기간 공부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사라나스님 / 스리랑카·동국대학교 불교학 석사과정(전화인터뷰)
(조계종·선학원에서 우리는 한국 스님이 아니라서 도움을 받을 수 없어요. 지금 받고 있는 장학금은 일반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인데, 불교학과에서 이런 장학금을 받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공학 쪽으로 장학금 많이 주는데 불교학과 쪽으로는 장학금이 많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지낼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학업을 지속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기숙사 비용도 부담되고, 한국의 사찰들 중 외국인 스님을 받아주는 사찰이 거의 없어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한국 불교가 세계 불교계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자양분인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스님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우연스님 / 스리랑카·동국대학교 불교학과(전화인터뷰)
(한국에서 계를 받지 않고 스리랑카 스님으로서 한국에서 포교활동하고 공부하는데 그런 경우에는 재정 부분이 어려워요. 또 공부하러 오려고 하는 많은 스님들도 오지 못하는 이유가 재정적인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장학 제도나 장학금을, 학비감면장학금이라도 외국에서라도 승적이 있는 분들한테도 적용되는게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또한 외국인 스님들이 대학에서 공부할 때 부딪힐 수 있는 언어적 장벽을 낮추고, 외국 불교대학과의 MOU를 통한 교환학생을 활성화하는 것도 불교 세계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으로 제기됩니다.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국가 간 문화교류가 활발해지는 이 때, 미래의 불교 교류 외교관 역할을 할 외국인 스님들을 위한 재정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BTN뉴스 최준호입니다. 

최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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