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전국적인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하안거 해제를 맞은 각 총림은 신도 참석없이 결제 대중만 참석한 채 간소하게 봉행됐습니다.

일부 총림은 별도의 해제 법회를 취소하고 이른 아침 결계포살을 겸해 정진 대중의 수행을 점검하고 당부를 전했습니다.

해인총림 해인사 방장 원각스님은 동쪽으로 흐르는 여수와 얽힌 선어록을 전하며 만 번을 꺾이더라도 동쪽으로 가야한다는 의지를 꺾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깨달음이란 본래 목적을 꺾어서는 안된다며 코로나의 사회적 재난 상황에 만절필동의 정신으로 운수행을 해 큰 바다에 이를 때까지 정진을 멈추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원각스님/해인총림 해인사 방장
(동쪽으로 가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홉 번 아니라 설사 만 번을 꺾더라도 동쪽으로 가야한다는 의지를 꺾지 않는 것입니다. 수행 도중에 아홉 번이 아니라 만 번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절대로 ‘깨달음’이란 본래의 목적을 꺾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은 미리 발표한 해제 법어를 통해 수해와 전염병 유행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고 중생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는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재난의 원인을 반야의 지혜로 관조하고 두려움 없는 마음으로 문제의 원인을 해결해야 인천의 스승일 수 있다며 이날 해제법어에서 성파스님은 큰 소리로 할을 했습니다.

성파스님/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갈즉전다 곤즉면이니라. 목마르면 차 다리고 고단하면 한 숨 자거라. 할!)

조계총림 송광사는 하안거 해제일 이른 아침 마지막 포살법회를 봉행하며 정진 대중의 해제를 격려했습니다.

<CG IN>
방장 현봉스님은 하늘 땅을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는 장부의 기상이 바로 비대면의 극치라며 가는 곳 마다 세상의 주인이 되어 올곧은 길을 가라고 강조했습니다.
<CG OUT>

또, 코로나로 어려운 시대에 결제 대중이 안거할 수 있도록 외호해 준 부처님과 시주의 은혜를 잊지 말기를 당부했습니다.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스님은 불교의 목적이 무엇인지, 출가 수행의 목표가 무엇인지 물음으로 석 달 정진을 점검했습니다.

깨달음을 목표로 가는 길은 화두 정진일수도, 염불 수행일수도, 기도 정진일수도 있다면서 진리로 돌아오는 천 길 만 길의 목적지는 오직 한자리라며 정진에 매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지유스님/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처음 시작할 때와 지금에 진전이 있었다면 차이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해서 앞으로 나갑니까. 목표가 무엇이겠습니까. 불교의 목적이 외부의, 바깥의 무엇을 구하고, 바깥에 도가 있다든지 바깥에 진리가 있다든지 바깥에 부처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

쌍계총림 쌍계사 방장 고산스님은 모든 반연을 놓아버리고 무념에 돌아가면 무애자재 쾌활한 사람이라며 경자년 하안거 해제를 맞는 정진 대중의 쉼 없는 정진을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음을 성취하는 그 날이 해제라며 산문을 나서는 납자들을 격려했습니다.

고산스님/쌍계총림 쌍계사 방장
(성불하기 전에는 우리가 해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정진을 해야 되고, 내가 지금 읊은 게송도 몰록 성불하는 사람의 이야기지 성불 못한 사람은 아직 해제가 안됩니다. 해제를 할 수 없습니다. )

코로나19로 1개월 연기해 시작한 경자년 하안거 정진을 마친 전국 100여개 2천여명의 수행자는 더욱 치열한 정진을 위해 산문을 열고 세상 속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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