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음>
스님 불 들어갑니다.

지난 26일 원적에 든 혜초당 덕영 대종사가 육신을 벗어 던지고 해탈의 길로 떠납니다.

사부대중은 안타까운 마음에 스님 마지막 가는 길에 두 손을 모으고 합장합니다.

태고종 총무원장을 거쳐 종정을 세 번이나 지낸 혜초당 덕영 대종사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오늘 순천 선암사에서 종단장으로 엄수됐습니다.

호명스님 / 태고종 총무원장
(이제 스님께서는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스님께서 남기고 간 크신 발걸음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우리 마음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영결식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참석자 수를 대폭 제한하고 거리두기와 발열체크 등 방역대책에도 만전을 기했습니다.

태고종 종정 지허스님, 총무원장 호명스님을 비롯한 종단 스님들과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 등 인연 있는 사부대중이 모여 스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홍파스님 / 관음종 총무원장
(스님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긴 어른은 흔치 않습니다. 그것은 마치 기러기가 창공을 날아갔으되 자취를 남기지 않은 것과 같으니...)

1945년 진주 청곡사에서 청봉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혜초스님은 해인사 강원과 해인대학 종교학과를 거쳐 1960년 일본으로 건너가 임제대학 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불교 역사와 교리에 해박했던 스님은 먼 산속에서 홀로 은둔해 수행하는 것 보다 중생의 고통을 함께하는 생활  불교를 통해 교화에 앞장섰습니다.

법륜사 주지 등 주요 소임을 거쳐 총무원장을 역임한 스님은 2004년 종정으로 추대된 후 선암사로 내려와 무우전을 지키며 종단의 갈등 때마다 화합을 강조해왔습니다.

혜초스님 / 지난 2019년 신년하례법회
(삼천년이 넘었습니다. 삼천년이 넘어서 이렇게 까지 잘 유지를 해오는데 어떤 종단의 좀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고 해서 우리 태고종 영원히 망하지 않습니다.)

바다처럼 유난히 깊고 맑은 눈으로 후학들에게 자애로운 가르침을 남겼던 혜초당 덕영 대종사.

스님은 무우전 돌담 넘어 핀 선암매처럼 고고한 자태로 청정 비구의 삶을 살다 매화향처럼 향기로운 가르침을 남기고 먼 길을 떠났습니다.

이날 영결식과 다비식은 한국불교 대표방송 BTN불교TV를 통해 9월 2일 수요일 19시 30분 전국에 방송될 예정입니다.

BTN 뉴스 김민수입니다.

김민수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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