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호남 선맥의 큰 기둥이었던 해안스님이 생전에 직접 쓴 유묵과 서필을 상좌인 서울 전등사 회주 동명스님이 엮어 책으로 발간했습니다. 일평생 대중교화와 선교일치에 앞장선 스님의 사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해안선사서문집’을 최준호 기자가 소개합니다.
---------------------------------
〔리포트〕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 사량과 계교를 요하지 않고 좌와 우를 돌아보지 않으며 오직 불을 끄는 데에만 돌진하겠나이다.’

해안스님이 1969년 불교전등회를 창립하고 처음으로 연 삼칠일 특별정진법회를 위해 쓴 발원문입니다.

일체제불 제보살에게 정진법회가 봉행됨을 알리고 탐진치 삼독에서 벗어나 무상정각을 이루기를 발원합니다.

해안스님이 일생 동안 직접 남긴 글들을 모아 소장하고 있던 스님의 상좌 서울 전등사 회주 동명스님이 고이 간직한 스님의 필적을 책 ‘해안선사서문집’으로 엮었습니다.

동명스님 / 서울 전등사 회주
(스님을 그리다 보니까, 이것이 내가 죽으면 누가 알아볼 사람도 없을 것 같고, 그래서 책으로 남기면 불교계 역사적으로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간행하게 됐습니다.)

서문집에는 해안스님이 제자들에게 보낸 서신을 비롯해 스승 학명스님과 은사 만허스님이 주고 받은 서신, 선교일치의 사상을 담은 스님의 기고문과 중앙건의문 등 역사적으로도 의미를 갖는 자료들이 담겼습니다.

동명스님 / 서울 전등사 회주
(해안 큰스님의 은사이신 만허스님, 또 스승이었던 학명스님이 서로 주고 받았던 편지랄까, 스님께서 제자들에게 보냈던 편지랄까, 이런 것들이 소중하고...)

특히 해안스님은 제자들과 정진대중을 위해 7미터에 달하는 ‘보은불사 제문’을 직접 써 대중 앞에서 읽으며 대중의 불심을 불러일으키고 공부 인연을 짓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일반 불자들에게 불명을 하나 하나 지어주며 정성을 담은 붓글씨로 남겨 놓기도 했습니다.

약 400명의 불자들에게 불명을 선물했고, 그 중 동명스님이 보관하고 있던 자료들을 서문집에 수록했습니다.

동명스님 / 서울 전등사 회주
(불명 내용이 너무나 좋고 그 뜻이 깊고, 또 멋이 있고... 정성스럽게 평생 간직할 수 있는 글을 써 주셨다 이 말이죠. 그런 점에서 너무나 좋은 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고이 모셔두었던 해안스님의 친필 유묵과 서필이 소리 없이 묻히지 않도록 책으로 엮어 낸 ‘해안선사서문집’을 통해 스승에 대한 동명스님의 애틋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BTN뉴스 최준호입니다. 

최준호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