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발레단 와이즈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영주 부석사에서 발레와 현대무용 공연을 선보입니다. 화엄사상을 무용 속에 녹여 낸 와이즈 발레단의 공연 리허설 현장을 최준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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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현장음)

네 명의 무용수가 붉은 끈 안에 갇혀 서로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벗어날 수 없는 번뇌의 굴레를 뜻하는 붉은 끈 속에서 네 남녀는 사바세계의 희노애락을 모두 거치게 됩니다.

천년고찰 영주 부석사를 무대로 펼치게 될 가무극 ‘선묘’의 한 장면입니다.

‘선묘’는 화엄사상을 바탕으로 10편의 옴니버스 춤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발레를 중심으로 각 편마다 서로 다른 장르의 춤을 편성하고, 음악도 동서양의 조화를 꾀하며 화엄사상을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유선식 / 가무극 ‘선묘’ 안무 감독
(불교가 갖고 있는 화엄사상에 기초를 두고 10개 장면에 발레·현대무용·탭댄스·비보잉·팝핀 등을 각각 분리해서 배치했습니다. 음악도 클래식과 한국적인 음악을 잘 사용해서 세계가 하나라는 화엄사상을 설명하고 표현했습니다.)

세계유교문화재단에서 공연을 제안해 직접 부석사에 다녀온 와이즈발레단 김길용 단장은 부석사에 얽힌 선묘 설화와 무용을 결합해 신선한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선묘 설화는 의상대사를 사모했던 선묘 낭자가 용이 돼 의상대사의 바닷길을 잠재우고, 사찰 창건을 방해하는 무리들을 쫓아내기 위해 떠 있는 바위로 변신했다는 내용으로, 부석사는 바위로 변한 선묘 낭자를 기리기 위해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습니다.

김길용 / 와이즈발레단 단장
(선묘에 대한 설화가 정말 아름답고 부석사가 지어질 때 그냥 지어진 게 아니라 불교의 사상들이 건축에서도 담겨져 있는 모습들을 보고 이것을 매칭해서 춤으로 같이 풀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발레가 이런 곳에서 공연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호기심도 생기고 재밌는 작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레단 측은 부석사 무량수전으로 향하는 길을 관객과 함께 이동하면서 주요 장소마다 어울리는 무용을 배정해 공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각 편은 불교의 9품 만다라를 묘사하고 무량수전에서 펼쳐지는 융합의 춤으로 마무리됩니다.

각 작품 사이에는 해설이 더해지고, 민속놀이도 진행하는 등 관객참여형 공연으로 꾸며집니다.

김유리 / 와이즈발레단 무용수
(부석사에서 공연하게 된 것이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저희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거라서 기대가 되고 관객 한 분 한 분이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고 같이 감상하시면서 저희 움직임 같이 느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부석사를 배경으로 선보이는 가무극 ‘선묘’는 다음 달 1일부터 22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만날 수 있습니다.

BTN 뉴스 최준호입니다.

최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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