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봉은사, 백중 지장기도 입재

반세기만에 환지본처된 사찰 일주문을 따라 고운 빛깔을 뽐내는 연꽃들이 지역민들을 맞이합니다.

새롭게 단장한 사천왕상을 지나 환희 가득한 연화세계가 펼쳐지고 어느새 법당 안은 사부대중의 염불소리가 울려 퍼지며 도심 속의 웅장한 기운을 장식합니다.

불교의 5대 명절 중 하나인 백중을 맞아 고혼의 극락왕생과 효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

천년고찰 강남 봉은사가 오늘 법왕루에서 백중 지장기도 입재법회를 봉행했습니다.

법회는 코로나 여파 속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지침이 준수된 가운데 실시간 온라인 법회도 이어지며 의미를 더했습니다.

허숙희/ 송파구 문정동
(봉은사만 오면 마음이 참 편해요. 조상님과 돌아가신 부모님의 영가천도,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 기도하고 코로나 사태를 맞아서 제가 아는 모든 분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목적으로 나왔습니다.)

주지 원명스님은 모든 행위를 부처님 말씀에 근간을 두고 생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중을 맞아 효의 의미도 중요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중생의 이익을 전도한 부처님 가르침이 더욱 중요한 시기를 맞은 만큼 자비희사를 통해 본인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욕심을 비우고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며 49일 동안 조상과 부모를 향한 천도를 기원하며 끊임없는 보살행을 당부했습니다.

원명스님/ 봉은사 주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어떤 것을 이루고 욕심을 채우는 것 보다는 욕심을 비우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최상의 행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날은 모든 인연을 화두로 유주무주 고혼을 위한 천도재를 봉행하며 백중의 참뜻을 되새겼습니다.

주지 원명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은 정성껏 마련한 공양물을 올리며 기도를 이어갔고 부모를 향한 효심과 뭇 생명의 극락왕생을 발원했습니다.

원명스님/ 봉은사 주지
(효행 말고 우리에게 하시고 싶었던 다른 부처님 가르침은 바로 생명에 대한 인식전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근본으로 일체중생의 깨어남과 살아있는 모든 것의 소중함을 알린 강남 봉은사.

봉은사는 백중기도 입재를 시작으로 49일 동안 지장기도를 올리고 오는 9월 3일까지 가족과 함께 하는 연꽃축제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