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범종과 석탑 등에 새겨진 비천을 탁본으로 모아 중국인에게 선보이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의 한국비천탁본 전시인데요. 돈황연구원의 초청을 받아 마련된 전시회 소식을 윤호섭 기자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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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법음 위로 꽃비를 날리며 갖은 연주와 춤을 공양하는 비천.

옷 주름 나부끼며 경계 없는 하늘을 나는 비천들을 탁본으로 모아 땅 위에서 두 눈으로 마주하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10일 중국 돈황연구원 문화창의연구센터에서 개막한 ‘중한연-불교예술전’입니다.

이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의 소장 탁본 50여 점입니다.

30여 년간 국내 범종과 석탑, 암석에 새겨진 비천을 탁본해 수집해온 스님은 1996년 미황사와 구산선문 탁본전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기도 했습니다.

특히 국내 비천 탁본을 중국에 선보인 것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금강스님 / 해남 미황사 주지(전화인터뷰)
(돈황은 비천의 고향이라고 할 정도로 돈황 막고굴에 비천들이 굉장히 많이 그려져 있어요. 4년 전에 돈황에 초청돼서 돈황연구원 원장, 돈황시장과 막고굴을 둘러보다가 비천이 있어서 한국의 비천하고 함께 전시를 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얘기했는데) 흔쾌하게 초청하게 됐습니다.)

금강스님이 전시하는 50여 점의 비천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 신종의 비천입니다.

공양천인상인 이 비천은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내려와 연화좌 위에 두 손을 모은 채 무릎을 꿇고 있어,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이외에도 상원사범종 주악비천과 대흥사 북미륵암 공양비천 등의 탁본도 함께 전시됩니다.

금강스님 / 해남 미황사 주지(전화인터뷰)
(불교라고 하는 매개로 인해서 문화도 함께 전달된다는 인연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천이 단순한 천인이 아니라 한국의 비천들은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비천으로 변화된 것을 굉장히 여실하게 잘 볼 수 있는...)

금강스님의 한국비천탁본 전시는 다음달 15일까지 이어지며, 행사를 주관한 한중문화우호협회는 지속적으로 양국의 불교문화 교류 자리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금강스님은 취미로 시작한 비천탁본이 3천점가량 수집된 만큼 앞으로 분야별로 작품을 분류해 전시회를 열겠다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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