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거창 행복한 절 은산스님

■ 방송 : 2020.07.10 BTN 불교라디오 울림 <울림 네트워크> (11:00~12:00)
■ 진행 : 김민정 아나운서
■ 대담 : 은산스님 (거창 행복한 절)

삶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은 ‘행복’이라고 답할 겁니다. 이름만 들어도 행복이 가득한 절이 있습니다. 바로 경남 거창에 위치한 행복한 절인데요. 이곳에 간다면 마냥 행복해질 것만 같습니다. 오늘은 거창 행복한 절 주지이자 행복한 마을 촌장이신 은산스님 우리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김민정: 안녕하세요. 스님 BTN 라디오 울림과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간단한 인사 부탁드릴게요.

△은산스님: 네 반갑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

▲김민정: 네 감사합니다. 날씨가 꽤 더워졌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은산스님: 늘 수행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삶입니다. 하루가 일생처럼 과거와 현재가 지금 순간처럼 지내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나날이 소중한 날로 경험되어지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식구들을 맞이할 휴심정 건축도 하고 있습니다.

▲김민정: 제가 앞서 소개했듯이 스님께서는 거창 행복한 절 주지 소임을 맡고 계시면서 행복한 마을의 촌장이세요. 행복한 마을을 직접 설립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해서 행복한 마을이 탄생하게 됐나요?

△은산스님: 이 점이 참 중요합니다. 요즘 세상은 늘 스님들만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수행자로서 방향성만 안내할 뿐입니다. 실제로는 불자 여러분께서 다 이루어낸 것입니다. 사실 오늘 이 자리도 사단법인 대표이사께서 나오셔서 소개를 해주시는 것이 마땅한데, 그래도 촌장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이 나오시는게 나을 것 같다고 하셔서 제가 대신 나왔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행복한 마을에서 지향하는 바는 무소유의 수행자는 수행에 전념하고 불자는 삼보를 옹호하고 모든 불사와 관리를 담당하는 것입니다. 다들 정말 신심있게 잘하십니다. 그 동안 기회를 드리지 못해서 못하셨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행복한 마을의 탄생배경을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행복한 절을 중심으로 부처님께서 알려주신 행복의 길을 공부하다 보니 행복할 수 있는 배경이 없고서는 개인적 수행만으로는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그 행복의 배경으로 만든 곳입니다.   

▲김민정: 무소유의 정신을 바탕으로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의 공간으로 생각하면 되겠네요. 현재 입주민은 약 몇 명 정도, 그 나이 대는 어떻게 될까요?

△은산스님: 거창에 30명 부산에 13명 계십니다. 입주민의 나이 대는10대 초반에서 80대까지 있습니다. 아주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살고 계십니다.

▲김민정: 행복한 마을에는 무보수 무소유 자급자족 이런 슬로건이 있다고 들었어요. 자급자족이란 말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한다 라는 말인데, 먹을거리 입을거리를 그 안에서 다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어떻게 가능할까요?

△은산스님: 일단 각자의 마음의 경계를 내려놓으면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공부를 통해서 크게 깨달아야하는 부분이긴 한데요. 실재하지 않는 경계이기 때문에 경계를 내려놓으면 가능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실제로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백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땅을 차지하려고 강압적으로 땅을 팔아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때 지혜로운 인디언 추장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당신들은 저 하늘이나 대지의 온기들을 사고 팔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이 대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은빛 물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우리가 당신들에게 팔 수 있을까요? 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만 설명을 드려도 이해가 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에 있는 행복한 마을을 다시 말씀드리면 100평의 공간을 4분이서 나눠 쓴다고 하시면 25평 씩 나눌 수 있죠. 하지만 이 공간을 서로 공유한다고 하면 전부다 100평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내 것이라는 마음의 경계를 내려놓으니까 가능한 것이죠. 
자급자족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마을 기업을 이루었습니다. 마을 주민들께서 벌어들인 돈으로 마을을 유지해나가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마을 기업으로는 채식전문 레스토랑 ‘베지나랑’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강력한 단백질 두부라고 단백질 함량을 높인 두부를 개발한 두부공장이 가동됐습니다. 이 기업들이 생겨나게 된 특징 중에 한 가지가 마을분들이 필요한 것들이 사업화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신선하고 정식하게 잘 만드시는 것 같습니다.

▲김민정: 행복한 마을의 입주민들에게 큰 자랑거리가 있다고 들었어요. ‘베지나랑’ 이란 걸 봤는데 이곳은 어떤 곳이죠?

△은산스님: 채식전문 레스토랑인데, 나랑의 나 자는 범어의 음역으로서 깨달음이라는 뜻이고 랑은 소리라는 뜻입니다. 깨달음이 널리 울려퍼진다는 뜻을 가지고 존재합니다. 베지나랑의 모토는 ‘당신께 공양을 올립니다’인데 좋은 모토 때문인지 많은 분들이 찾아주십니다. 늘 감사함 마음을 갖고 초심을 잊지 말자고 서로 다짐합니다. 

▲김민정: 21세기에 이런 공동체 마을이 있구나 라고 신기하게 생각하실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혹시 입주 조건은 따로 있나요?

△은산스님: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최소한의 공동생활의 기본방식에 잘 동참하겠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아침공부에서는 진리의 판단 기준점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같은 기준점을 공유해야지만 다툼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물질적 입주조건은 살고 있는 곳을 이사한다는 개념만으로 충분합니다. 조금 덫붙이자면 앞으로의 삶은 더불어 살지 않으면 힘든 세상입니다. 얼른 공동체의 삶에 동참하시길 바랍니다.

▲김민정: 이야기 주제를 좀 바꿔서요. 스님께서는 sns포교에도 관심이 많으신걸로 알고 있어요. 카카오스토리 이름이 ‘그냥스님’이예요. 어쩌다가 이름을 ‘그냥스님’이라고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은산스님: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모든 좋고 나쁨의 분별의식을 내려놓고 보면 ‘그냥세상’입니다. 모든 것들이 있는 그대로 특별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스님’이라고 정했습니다. 주로 게시하는 내용은 현실에 대한 자각의식을 중심으로 게시합니다. 카스에 있는 모든 내용은 진리로 귀결되게 쓰여져있습니다.  

▲김민정: 유튜브 채널도 있으신 걸로 압니다. 소개 좀 해주세요.

△은산스님:  나바세바 공생티비 라는 이름의 채널이 있습니다. 나바세바란 나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바뀐다 라는 뜻입니다. 우리들의 세상에 대한 회의적인 마음이 절대 긍정인 마음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죠. 이 채널의 컨텐츠는 행복한 마을과 관련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행복한 마을의 삶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유튜브를 통해서 공동체의 삶을 조명하고 소개를 해드립니다. 다른 컨텐츠들도 있는데 하는 일에 집중이 잘되고 명상에 도움도 된다는 ASMR과 사찰음식 먹방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재미난 컨텐츠들을 선보이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 모든 것은 행복한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젊은 법우들이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NPR이라는 팀을 구성해서 아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김민정: 스님께서는 이렇게 미디어 포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가 따로 있을까요?

△은산스님: 1999년 무렵에 80바이트의 문자를 활용해서 미디어 포교를 시작했습니다. 이름을 붙이니까 미디오 포교이지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행복해지는 것은 어려움이 컸습니다. 늘 만나는 스님이 되고자 미디어 포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김민정: 오늘 소중한 시간 내서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 있으시면 남겨주세요.

△은산스님: 우리가 경험하는 오직 한 가지의 유일한 실재는  바로 지금 뿐이랍니다. 늘 지금을 사시는 경험합니다. 이 사실의 것이 깨어있다는 자각입니다. 그 이외의 것은 깨어있지 않은 의식입니다. 이 점을 잘 기억하셔서 어차피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실재인 지금은 정말 알차고 유익하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BTN불교라디오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