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전통사경원, 700년 간 끊긴 전통사경 명맥 이어

하얀 종이 위에 붓으로 선을 긋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관세음보살 명호를 써내려 갑니다.

가정주부부터 지긋한 나이의 어르신, 스님들까지 붓을 든 사부대중 얼굴에는 진지함이 묻어납니다.

고려시대에 꽃을 피웠다 명맥이 끊기다시피 한 우리나라 전통사경을 배우기 위해 화엄사 전통사경원에 등록한 수강생들입니다.

장길선 / 구례군 구례읍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요. 불심을 크게 가짐으로써 삶의 행복과 질을 높여가고자 하는 그런 마음으로 사경원에 등록하게 됐습니다.)

구례 화엄사가 지난 6일 개원한 전통사경원의 시작을 부처님께 고하고 제1기 수강생들의 첫 수업을 기념하는 입재법회를 봉행했습니다.

덕문스님은 전통사경의 원찰인 화엄사 주지로서 스스로 사경수행에 매진해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외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덕문스님 / 구례 화엄사 주지
(화엄사가 본사 규모에서 처음으로 사경원을 개원해서 첫 수업이 시작된 만큼 저도 최선을 다해서 사경수행에 매진하도록 하겠습니다. 화엄사가 사경의 원찰로써 그 역할을 충분히 다할 수 있도록 외호할 것이며...)

화엄사 전통사경원장인 김경호 원장도 우리나라 전통사경이 세계 문화예술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경호 / 화엄사 전통사경원장
(백지묵서 화엄경의 사찰, 화엄석경의 사찰 우리나라 사경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사찰들 중 하나기 때문에 고려시대 이상으로 발전시켜서 앞으로 세계 문화예술로써...)

입제식을 마치고 본격적인 첫 수업시간.

김경호 원장은 각자 사경을 통해 이루고자하는 목적을 먼저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앞으로 강의할 내용들을 설명해 나갑니다.

특히 통일신라시대에 시작돼 고려시대 찬란하게 꽃 피웠던 우리나라 전통사경의 역사와 그 우수성에 대한 설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김경호 / 화엄사 전통사경원장
(고려에 사경승 사경전문가들 요청을 여러 차례 합니다. 그래서 중국의 금자대장경 은자대장경을 제작해주고 돌아왔을 정도로 그 정도로 고려의 사경수준이 뛰어났었습니다.)

주지 덕문스님의 원력으로 끊긴지 700년 된 전통사경 복원의 첫 발을 내딛은 화엄사.

부처님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올리는 공양이자 삼매에 빠지는 수행이었던 우리나라 전통사경이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예술로 그 가치를 인정받을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BTN 뉴스 김민수입니다.

김민수 기자 btnnews@b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