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이후 불교의 과제를 짚어보는 기획보도 ‘포스트 코로나’ 네 번째 순서는 심리치유입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강화되고 우울감은 커져만 가는데요.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낙인과 불안감을 떠안고, 온라인 강화에 따른 개인의 심적 고립도 우려됩니다. 불교가 해결해 나가야 할 심리적 문제를 짚어봅니다. 윤호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새로운 생활양식을 심화시켰습니다.

전국 학교의 개학 연기를 비롯해 각종 시설의 집합금지 명령 등 국민의 시선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롯된 변화상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특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과 정부 방역담당자들을 향한 격려는 잇따르지만 확진자와 자가격리자가 겪는 심적 고통에는 관심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방역과 의료에 모든 역량을 쏟는 정부와 의료계를 대신해 불교계가 소외된 이들의 마음을 돌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불교계 전화상담 창구인 사단법인 자비의전화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전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선업스님 / 자비의전화 대표이사·불교상담개발원장
(코로나19로 인해서 우울하다, 코로나19로 인해서 힘들다, 앞에 코로나19가 붙어서 전화가 옵니다. 개인의 심리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대사회적으로 워낙 (코로나19) 영향력이 커서 거기에 의해서 더더욱 큰 심리적 영향을 받게 되는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우울이라든가 강박, 불안, 불면까지 증폭하게 되면서 그걸 해소할 목적으로 전화를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에 따른 온라인 문화의 확대가 육체적 편의는 제공하지만, 반대로 심리적 고립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2019년 여성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온라인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의 경우 128만 명 중 20만 명 이상이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이 경우 정서불안과 자신감 결여, 우울감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온라인 문화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이 요구됩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국민적인 우울감은 지속될 전망이어서 수행과 치유의 종교인 불교의 역할이 보다 중요합니다.

정념스님 /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사이버공간 속에서만 과연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는가. 결국 지금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은 그것이 심화될수록 우울증이든 정신적 병리현상이 심화되는 걸 볼 수 있잖아요. 우리의 정신영역, 건강영역을 훼손하는 역작용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속에서 정신적 치유, 재충전, 생명에너지를 얻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본래 부처를 강조하는 불교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마음상태를 돌아보는 명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개개인이 각자 하나의 부처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 캠페인도 좋은 대안으로 평가됩니다.

선업스님 / 자비의전화 대표이사·불교상담개발원장
(대승불교의 가장 큰 장점이 본래 부처라는 정말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줄 수 있고, 그것을 발현시켜줄 수 있다는 겁니다. 고통을 겪고 있긴 하지만 우리가 이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공동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것이 우리 스스로가 본래 부처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캠페인을 계속하면 참 좋겠습니다.)

BTN 뉴스 윤호섭입니다.

윤호섭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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