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종단 사법부의 재판 양상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태고종 호법원이 영상으로 비대면 심리를 진행했습니다. 감염위험을 호법원 심리 회피 사유로 이용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건데요. 중앙종회 등 다른 종무행정에도 적용될지 주목됩니다. 하경목 기잡니다.
------------------------------
〔리포트〕

태고종 호법원이 지난 28일 비대면 영상 심리로 항소심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불교계에선 최초로 시도된 화상 재판입니다.

비대면 영상심리는 심리 대상자를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연결해 항소 내용에 대한 확인과 소명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현장음>

호법원의 이날 항소심은 전 총무원장 편백운스님을 대표로 초심원 징계자 14인의 공동 항소장이 지난 2월 접수되면서 열렸습니다.

하지만 편백운스님을 비롯한 공동항소인들은 지난 2월 심리기일 소환 통지에도 불출석한데 이어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감염위험을 사유로 연기를 요청했습니다.

호법원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편승해 항소심 심리를 회피하려는 핑계로 판단했습니다.

지현스님/태고종 호법원장
(종헌ㆍ종법에 규정된 종단 내부 절차는 어떤 방식으로든 진행되어야 마땅하고 마침 코로나19도 진정국면에 들어서는 즈음에 더 이상 징계대상자들의 불필요한 연기사유나 핑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자 오늘 ‘비대면 영상심리’를 개시하게 된 것입니다. )

14명의 공동항소인 중 4명은 항소한 사실이 없다며 사실확인서를 호법원에 제출하고, 이날 비대면 영상심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호법원은 심리대상자의 소명권과 방어권을 보장하고, 재판과 관련한 왜곡, 호도된 주장을 차단하기 위해 영상심리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호법원은 처음 시도한 화상심리가 코로나19로 차질을 빗고 있는 중앙종회 등 다른 종무기관의 종무집행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습니다.

지현스님/태고종 호법원장
(비대면 화상심리가 코로나19로 자칫 지장을 받고 있는 규정부 및 초심원의 조사심리에도 적극 활용되고, 중앙종회 등 타 종무기관의 종무집행에도 적용할 부분이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태고종 총무원은 편백운스님의 총무원장 불신임 무효확인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법원에 명의를 도용한 공동항소장과 4인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탠딩>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가가 일상화되면서 종단의 재판 양상까지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