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구례 화엄사도 헌혈에 동참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성금을 기탁했습니다. 광주 문빈정사도 과일 도시락을 만들어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사찰과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빨간 십자가가 새겨진 대형버스가 화엄사 경내에 눈에 띱니다.

이웃들에게 피를 나눠 자비심과 사랑을 전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스님들이 차에 오릅니다.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문진이 끝나자 곧바로 채혈이 시작됩니다.

400m 리터의 피가 몸에서 빠져 나갔지만 흐트러짐을 찾아 볼 수 없는 수행자의 모습에 의료진의 걱정 어린 당부가 이어집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간호사
(반창고를 4시간 이상 붙이시고요. 헌혈한 팔로 무거운 물건을 드시면 안 되세요. 알겠습니다.)

주로 단체와 학교 등의 헌혈 참여로 혈액을 수급해온 대한적십자사는 코로나19로 개학이 늦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혈액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피가 부족해 수술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화엄사 스님들이 지난 10일 헌혈에 나섰습니다.

스님들은 국가적으로 위기인 상황에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국민들에게 공양 올리는 마음일 뿐 이라며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기원했습니다.

덕문스님 / 구례 화엄사 주지
(모든 국민들에게 부처님오신날을 기해 공양 올릴 수 있는 것 하나가 바로 이 헌혈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들의 작은 정성이 많은 국민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고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19가 해소 되서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부처님 전에 기도하겠습니다.)

화엄사는 코로나19로 힘든 지역 소외계층을 위해 사부대중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 500만원을 구례군에 기탁했습니다.

같은 날 광주 무등산 문빈정사도 자비신행회와 함께 코로나19로 힘든 소외계층 아이들과 의료진을 위해 간식을 마련했습니다.

스님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해 광주 동구 관내 저소득 가정아이들과 의료진에게 600개 분량의 도시락을 만들어 전달했습니다.

혜오스님 / 광주 문빈정사 총무국장
(코로나19로 바깥활동도 못하고 특히나 학교도 개학이 늦어져서 힘들었는데 이번 과일과 먹을거리로 인해서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자라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금 울력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피를 나누고 마음을 낸 스님들.

부처님 말씀에 따라 실천하는 스님들의 자비행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힘이 돼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할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BTN 뉴스 김민수입니다.

광주지사 김민수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