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교예술의 명맥을 잇고 있는 ‘사경장’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사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오늘부터 세 차례에 걸쳐 사경의 가치와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로 사경의 탄생배경과 역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동근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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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정교함과 세밀함의 정점을 보여주며 종합 문화예술로 가치를 인정받은 전통사경.

사경의 탄생배경은 1700년 한국불교의 유구한 역사와 궤를 함께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불교 수용의 국가 공인이 이뤄졌던 삼국시대, 경전 보급과 적극적 불법홍포의 일환으로 사경이 본격 성행했고 수많은 사찰 건립과 출가가 이어지며 경전 필사의 꽃을 피우게 된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삼국사기’ 등을 비추어 볼 때 고구려, 백제, 신라 순으로 사경이 시작됐고 ‘해동고승전’에 따르면 신라 담화스님이 황룡사에서 사경을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고 밝혔습니다.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장
(사경은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을 하고 교리를 전파하는 기본이기 때문에 불교 전래와 동시에 이뤄졌고 불교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가 국교였던 고려는 사경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데 정종 946년에 국왕 발원으로 은자대장경이 사경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명종 때는 국가적 지원을 받는 사경원이 설치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 화엄경보현행원품 등 금․은자 형식의 사경이 다수 제작됐고 국가 발전과 개인의 복을 염원하는 의미로 발전, 불교의 집약체로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충렬왕 때에는 금은자 사경 기법이 절정에 달하며 수차례에 걸쳐 사경승이 원나라에 파견돼 대장경을 사경하고 귀국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장
(어찌 보면 한국의 역사에서 사경분야 전문 인력들이 중국의 요청으로 파견돼서 사경을 제작해 준 부분으로는 사경이 유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경은 숭유억불 시기였던 조선 초까지 명맥을 이었는데 세종대왕을 추념하고자 제작된 지장경과 묘법연화경 외에는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쇠락한 안타까운 역사를 지닙니다.

이후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쳐 사경은 침체기를 맞았지만 현대에 이르러 전국 사찰과 작가들의 노력에 힘입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김경호/ 한국전통사경연구원장
(그 와중에도 조선왕실에서 간혹 금은자 사경이 이뤄지긴 했습니다. 그런데 고려시대에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전통부분은 거의 단절됐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한국불교의 역사와 함께 하며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이었던 사경은 전통의 소중함은 물론 유지와 계승의 당위성을 다시금 일러주고 있습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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