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교에서 서예는 수행의 방편이자 유구한 정신문화를 대변하고 있는데요.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한국의 근현대 서예를 총망라한 온라인 전시를 개막합니다. 불교와 깊은 인연을 맺은 여초 김응현 선생의 작품을 비롯해 한글만다라와 님의 침묵 등 서예 대가들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동근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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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묵직함과 화려함이 응축된 일필휘지에서 예술인의 혼과 고귀한 정신이 발산됩니다.

원추형 탑신 모양으로 재창조된 작품은 ‘나무아미타불’로 추상화되며 부처님 가르침을 올곧이 담아냈습니다.

불교예술의 한 축이자 깨달음으로 가는 수행자의 염원이 담긴 서예.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이래 처음으로 ‘한국 근현대 서예’ 온라인 전시를 개막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오는 30일 유튜브 중계를 통해 첫 선을 보이는 온라인 전시는 근현대 한국서예의 흐름과 발전과정을 한 눈에 담아 총 300여 점이 공개됩니다.

특히 서예 분야에 큰 족적을 남긴 50여 작가들의 수작들을 모았고 4개 별 주제로 나눠 전각과 회화, 미디어 아트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작품들을 전시하며 서예의 역할과 의미를 상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어떻게 서예가 현대성을 획득했는지에 대한 전모를 살펴보는데 그 과정 속에서 서예 1세대들의 중요한 작품들과 함께 서예가 디자인으로 확장돼서 다양하게 응용되는 모습들을 (담았습니다.))

전시는 붓끝으로 전해진 서예만의 웅장한 세계와 부처님의 향기가 느껴지는 작품들로 가득합니다.

서예가 1세대로 불교와 깊은 인연을 맺으며 전통조형체계를 구축한 여초 김응현 선생의 작품이 두드러지는데 ‘세종어제훈민정음’과 창조적인 사경으로 생명력을 담은 ‘금강경’도 감탄을 자아냅니다.

더불어 여성 서예가 갈물 이철경 선생이 완성한 ‘한용운의 님의 침묵’은 궁체 흘림의 미적 가치가 유감없이 발휘됐고 부처님 사상과 초의선사의 발자취가 묻어난 검여 유희강 선생의 ‘완당정게’도 인상적입니다.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완당정게는)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나무아미타불 역시 불탑을 형상해 놓은 듯한 것들을 통해서 화면 가득히 글씨가 채워져 있음에도 마치 회화성을 느낄 수 있는...)

전통과 현대가 가미된 작품들로 눈길을 끄는데 마치 캘리그라피를 연상케 하는 서예와 시·서·화가 동시에 구축된 다수의 작품들이 포함됐습니다.

또, 한글의 모음과 자음이 수없이 나열, 중첩되며 완성된 ‘한글 만다라’도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이번 기회를 통해서 서예를 다시금 바라보고 ‘서’가 예술이 된 시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자예술의 담대함과 화려함의 절정을 보여주는 한국서예.

온라인 전시는 오는 30일 오후 4시, 미술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며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박물관 실제관람 일정을 조정할 예정입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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