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리 없이 다가온 ‘도시공원 일몰제’ 정책으로 사찰 존치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마음을 졸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준호 기자가 참나선원 부주지 무관스님을 만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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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도시공원 일몰제’는 정부나 지자체가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한 공원 부지를 장기 방치하거나 개인의 땅을 구입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공원지정이 해제되는 정책입니다.

공원지정이 해제될 경우 건축물 건축과 토지 형질 변경 등이 가능해져 난개발이 우려됩니다.

오는 7월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되면 여의도 면적 125배가 공원에서 해제됩니다.

이에 정부는 녹지 공간 부족을 우려해 예산을 마련해 용지 매입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부지에 포함돼 있는 종교시설입니다.

경찰병원 포교와 비행청소년 교화 등에 앞장서며 지역구민과 30년을 지내온 도량 서울 관악구 참나선원.

도시공원 일몰제가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지역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했는데, 난데없이 서울시로부터 토지보상계획 공문을 받아들고 깜짝 놀랐습니다.

참나선원의 스님들은 뒤늦게 발 벗고 나섰지만 서울시는 행정기록 상 이유를 들어 보상을 할 테니 이전을 하거나 나가라는 답변만 하고 있습니다.

무관스님/참나선원 부주지
(저희 절이 오래돼서 재건축을 할 때 관악구청에서 종교시설이기 때문에 재건축 허가를 해줬어요. 그래서 재건축을 한 다음에 대한불교조계종에 저희가 기증을 했습니다. 저희는 개인 사찰이 아니고 대한불교조계종에 등록된 공익 사찰입니다.)

서울시가 제안하고 있는 보상금액은 턱없이 부족해 인근 부지로 이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더욱이 참나선원 스님들은 보상을 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단지 지금처럼 같은 자리에서 지역 봉사활동에 집중하고 싶다는 겁니다.

이런 실상을 접수한 서울시의회는 참나선원을 존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검토 권고를 의결해 관련과에 전달했습니다.

국민고충과 행정심판을 수행하는 중앙행정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이달 초 참나선원을 존치하는 방법을 강구하도록 서울시에 전달했습니다.

참나선원 스님들은 그동안 토지세를 납부하면서도 도시공원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했던 개인들 중 토지매매 의사가 있는 사람들도 많다며 그런 사람들에게 우선권을 배부해 주길 바랐습니다.

무관스님/참나선원 부주지
(저희는 서울시 정책에, 특히 자연녹지를 보호해서 시민을 보호하겠다는 이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보상하려는 토지가 이런 공익 사찰이고, 뭔가 대중에게 도움이 되는 사찰이라면 차후로 다음기회로 미뤄주시고 정말 토지보상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좀 받아서 그분들에게 혜택을 주고 하면 서로 모두 좋지 않을까 싶어요. 서울시에서 열린 행정을 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참나선원과 같은 문제를 시한폭탄처럼 안고 있는 사찰들이 많아 종단도 관심을 가지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

서울시 행정당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BTN 뉴스 정준호입니다.

정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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