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척 흥전리사지는 청동정병과 금동번 등 각종 보물급 유물이 출토되며 통일신라를 대표하는 가람 터로 알려져 있는데요. 흥전리사지에서 발굴된 14점의 비석 조각이 서로 다른 3종의 비편들로 구성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비석의 주인공은 김 씨 성을 지닌 귀족 출신 스님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동근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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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대형 산지가람으로 부처님을 모신 예불공간과 생활공간의 역사가 숨 쉬는 삼척 흥전리사지.

사찰 명에 대한 단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온전한 형태의 청동정병 2점을 비롯해 화려한 장식의 금동번과 국통이 새겨진 비편, 청동인장 등 당대의 유물들이 출토되며 통일신라의 높은 사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최근 흥전리사지의 탑비 기록과 조각에 대한 새로운 가치가 발견돼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립춘천박물관이 14점의 비석을 모아 조사하던 중 7점과 2점이 서로 접합됨을 확인했고 자간과 서체 등 서로 다른 3종의 비석 조각들로 혼재돼 있음을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9점의 조각이 접합된 고승 탑비는 양 측면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비에서 볼 수 있는 고부조의 조각 장식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용환/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관 (전화인터뷰)
(막연하게 추측으로 갖고 있던 비석의 존재에 대해서 조금 더 확신을 가지게 될 수 있다는 점이 첫 번째 성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에는 모두가 하나의 비석인 탑비로 판단했던 것들이 사실상은 아닐 수 있다, 어쩌면 세 가지 그 이상의 비석이 있을 수 있다는 새로운 추측을 하게 해줬다는 점에서도 성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7점이 붙여진 비석 조각 탁본을 통해 탑비의 주인공도 확인됐습니다.

‘화상김성계림지’라 새겨진 글자가 선명해 비문에 등장하는 김 씨 성의 인물이 고승을 뜻하는 화상이자 계림 출신임을 단정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지난 2018년 개최된 세미나에서는 비석 주인공이 당나라 유학으로 대장경을 접한 귀족 출신의 선종 스님이자 국통 직책까지 오른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조용환/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관 (전화인터뷰)
(이번에 비석이 접합되면서 ‘화상’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씨 성을 가진 진골귀족이 출가를 해서 스님이 됐고 그 분에 대한 탑비가 아니겠는가 하는 내용을 좀 더 (확인했습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오는 24일 개최될 ‘새로 발굴된 강원의 보물’ 특별전에서 해당 비석조각과 최근 성과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새롭게 접합된 비석 조각에 대해서는 보다 진전된 연구를 진행하고 불교문화재연구소가 별도 보관 중인 비편 2점 역시 상호간의 논의를 거쳐 종합조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조용환/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관 (전화인터뷰)
(흥전리 절터의 성격에 대해서 좀 더 도움이 되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발굴성과도 굉장히 좋았고 당대의 위상이 높았던 절터로 추정은 하고 있었지만 굉장히 신분이 높은 스님이 머물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출토유물을 통해 통일신라의 격조 높은 사찰 터임을 증명하고 있는 삼척 흥전리사지.

강원지역의 선명한 불교역사와 함께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를 향한 사적 지정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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