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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선원, 아홉 스님의 치열했던 90일의 기록

〔앵커〕

상월선원은 지난해 11월 11일 결제에 들어갔는데요,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아홉 스님들이 목숨을 건 정진을 시작한 겁니다. 난방시설 없이 차디찬 천막에서 옷 한 벌만 가지고 하루 한 끼 공양으로 하루 14시간 정진을 했는데요, 오늘 천막결사 대단원의 막이 내렸습니다. 치열했던 90일간의 기록을 최준호 기자가 되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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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신도시 공사가 한창인 하남 북위례 현장.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새싹이 심어졌습니다.

한국 불교 최초로 스님 9명이 난방조차 되지 않는 노천 천막에서 옷 한 벌만을 가지고 씻지도 않고 묵언하며, 하루 한 끼 공양과 14시간 정진을 하는 동안거를 위해 천막선원인 상월선원이 세워진 겁니다.

원행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2019년 11월 4일 상월선원 봉불식)
(수행자의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불교의 중흥을 발원한 아홉 선지식의 원력이 부디 신뢰받는 청정 승단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 불교계 전체의 발전으로 회향되길 진심으로 부처님 전에 기원합니다.)

진각스님 / 조계종 중앙종회의원(209년 11월 4일 상월선원 봉불식)
(여기 이 자리에서 내 몸은 말려버려도 좋다. 가죽과 뼈와 살이 녹아버려도 좋다. 어느 세상에서도 얻기 어려운 저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이 자리에서 죽어도 결코 일어서지 않으리라. 저희의 맹세가 헛되지 않다면 이곳이 한국의 붓다가야가 될 것입니다.)

결제 이후 상월선원은 한국 불교 수행의 성지가 됐습니다.

청규를 엄격하게 지키면서 무사히 회향될 수 있을지를 염려하고 의구하던 시선은 수많은 불자들의 외호와 호응이 이어지면서 점차 사라져 갔습니다.

조계사, 봉은사, 수국사, 연주암, 봉국사, 염불암 등의 사찰 신도들이 매일 아홉 스님이 목숨을 걸고 정진하는 천막 현장에서 함께 기도하고 소원등을 달았습니다.

사찰신도들뿐 아니라 정·관계 인사, 타 종교 지도자 등 다양한 참여가 이뤄지면서 상월선원은 한국 불교의 중심지 역할을 해냈습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1월 29일)
(용맹정진중인 스님들의 건강이 걱정돼서 왔습니다. 동안거를 마치실 때까지 부디 건강 상하지 않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구도가 무엇인지 이런 고행까지 하셔야 하는가 무거운 마음이 듭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1월 31일)
(나오셔서 우리 국민들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많은 기도로 또 응원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정말 이 겨울에 힘든 때 90일 이상을 그렇게 지내시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설파하실 그런 말씀들을 주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연이은 철야정진 역시 상월선원에 대한 불신과 냉소를 잠재우는 큰 계기가 됐습니다.

특히 전국 25개 교구본사 스님들이 철야정진에 참여한 뒤부터는 단체 방문뿐 아니라 개별적으로 상월선원에서 기도하는 불자들이 크게 늘어 선원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상월선원이 주목받은 것은 아홉 스님과 똑같은 청규로 1박 2일을 지내는 무문관 체험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단을 비롯해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과 윤성이 동국대 총장 등이 먼저 체험하면서 많은 스님들과 신도들의 입방 신청이 줄을 이었습니다.

범해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장(2019년 12월 9일)
(추운지 모르겠는데 냉합디다. 기온 차가 너무 심해서 아무튼 아홉 분이 무사히 나오시길 우리 의장단이 기원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많은 분들에게 현실 속에서 정진할 수 있는 그런 토대를 마련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기흥/조계종 중앙신도회장
(흔히 아주 추우면 뼛속에 스며든다고 얘기하잖아요, 그런 느낌. 그래서 스님들이 정말 고생이 많으실 것 같아요. 지금 우리사회에 갈등과 반목, 질시 이런 것들이 너무 많아서 이런 것들이 이번 기회에 해소돼서 좀 더 조화로운 사회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다양성이 공존하는 평등 속에서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로 가면 좋겠다. 스님들의 수행이 꼭 그런 계기를 만들어 주시고 또 한국불교도 중흥이 되는 그런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천막 임시 법당은 아홉 스님들의 뜻에 따라 신명나는 축제 마당의 역할도 톡톡히 했습니다.

법당이 엄숙하고 진중한 법회와 기도만 추구하는 장소가 아닌, 신도들의 일상과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편안한 곳이 돼야 한다는 변화의 필요성을 모두가 공감했습니다.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시끄러움 속에서 고요함을 찾는 것은 스님들의 몫이니, 눈치 보지 말고 법당을 놀이터 삼아 신나게 놀라”고 당부했습니다.

부처님 법이 산중이 아니라 시끄러운 세간 한가운데 있다는 겁니다.

그 뜻에 따라 상월선원은 매주 다채로운 문화 행사로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합주단과 국악인, 불자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졌고, BTN불교라디오 울림이 주최한 ‘김미진의 울림팟티’ 공개방송 ‘힘내세요 상월선원!’도 다양한 출연자가 신나는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상월선원을 찾은 스님들과 봉은사·법륜사 신도들, 일반참배객들이 함께하며 의미를 더했습니다.

현장음(BTN불교라디오 울림 상월선원 공개방송)

전국의 불자들에게 새로운 불교에 대한 희망과 설렘을 선물한 아홉 스님의 목숨을 건 결사는 이제 막을 내렸습니다.  
 
90일 간 한국 불교의 중흥과 신행·수행문화의 변화를 이끌었던 상월선원은 역사 속으로 돌아가지만, 결사가 남긴 유산은 새로운 한국 불교를 꽃피우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BTN 뉴스 최준호입니다.


최준호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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