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불교 초유의 천막결사가 원만 회향한 가운데 상월선원에 대한 사부대중의 기대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홉 스님들의 목숨 건 정진과 외호대중의 야단법석이 더해져 수행문화의 새로운 역사를 장식한 건데요. 신도시 포교거점으로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신행의 장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동근 기잡니다.
------------------------------
[리포트]

90일 간의 치열했던 용맹정진과 함께 한국불교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위례 상월선원.

황량한 무지에서 희망의 가치를 쏘아올린 천막결사는 부처님 가르침을 근본으로 책임 있는 승가 본연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원행스님 / 조계종 총무원장(2019년 11월 4일 상월선원 봉불식)
(한국불교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우리는 결사의 정신을 되새기며 난국을 극복해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현대 한국불교가 당면하고 있는 모든 불교 위기를 새롭게 극복해 낼 수 있는 커다란 희망을 위례 천막불사에서 그 대안을 찾고자 합니다.)

호산스님 / 서울 수국사 주지 (2019년 11월 11일 상월선원 입재식, 종정 진제 대종사 법어 대독)
(상월선원 대중들은 인연에 따라 종단의 여러 소임을 맡아 원만히 성만하고 또 다시 수행의 고향으로 돌아와서 결제에 임하게  됐으니 수행자의 본분을 다한다 할 것이다.)

무엇보다 상월선원 무문관 결사는 ‘자의적 수행’과 ‘과감한 도전정신’, ‘의미 있는 불편’으로 축약됩니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은 채 오직 한국불교의 중흥을 화두로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차디찬 바닥에 몸을 맡기며 수행자 본분으로서 자발적인 고행을 택했던 겁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었던 아홉 스님들의 정진은 불교만이 지닌 수행풍토를 다시금 일러줬고 위기를 기회로 삼으라 했던 선조들의 가르침이 응축된 결과였습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1월 17일)
(우리 큰스님들께서 이렇게 수행 정진하는 것은 굉장히 숭고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같이 번잡한 세상에 또 반목과 질시, 증오, 갈등이 많은 세상 속에서 큰스님들께서 숭고한 수행정진을 해주신 것은 결국 한국불교 발전은 물론이고 국민 통합과 화합 측면에서도 저는 큰 울림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루 14시간 이상의 정진과 한 끼 식사 등 물음표가 난무했던 일곱 청규는 시간이 갈수록 느낌표로 변모했고 천막속의 도전정신이 빛을 발하며 50개의 갈라진 장군죽비와 함께 잊을 수없는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편리함과 편안함, 속도경쟁에 젖어있는 현대사회 속에 불편을 자초하며 스스로 안주하지 않는 엄격함과 철저함의 당위성을 제시한 결사였습니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촛불이 스스로 태워서 빛을 내듯이 개인적 수행이 회향될 때 사회를 변화시키고 종단을 발전시키고 불자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아홉 스님들의 수행결과를 잘 받아서 사회화시키는 것이 불자들의 도리이자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참여의 가치와 사부대중의 역량결집은 천막결사가 남긴 또 다른 화두입니다.

한국불교의 위기 속에 상월선원 용맹정진은 불자들에게 색다른 이정표로 작용했고 풍찬노숙의 아픔과 고통을 나누자는 결기가 일어나 10만 명에 달하는 사부대중의 동참을 이끌어낸 겁니다.

특히 산중의 안거처가 아닌 도심 속에서 이뤄진 장소의 파격성과 전통 간화선 수행을 가까이 목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자들의 자긍심 고취와 보살행 실천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호대중이 함께하는 동안거로 철야정진과 음악회, 학술대회 등도 열리며 탈종교화 시대에 맞서 전통수행의 발전과 새로운 포교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즉시적인 반응을 모두가 함께하고 소통하고 같이 나누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훨씬 새로운 시대에 맞는 방식임과 동시에 명산대찰에서의 수행과 같은 패러다임을 과감히 버리고 상월선원은 도시 한가운데서도 우리가 충분히 수행하고 계행을 철저히 하는데 모범을 보이고 대중들이 따를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상월선원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천막결사 이후를 준비하는 상월선원의 시대적 지향점과 미래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숲속불교의 전통을 초월해 시대적 발걸음에 맞춰 포교의 신도시 진출과 향후 수도권을 책임지는 전법도량으로써 입지를 구축하는데 상월선원이 핵심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불교의 핵심인 선 수행을 비롯해 현대인의 치유방법인 명상과 눈높이 포교 등이 뿌리내리면 불자들의 정진 욕구를 해소하는 동시에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염원이 정착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현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한국불교가 도심포교에 성공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점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새롭게 명상시대가 대두하는데 있어서 우리가 전통적으로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이 명상주의입니다. 불교는 사실 명상의 흐름 속에서 나온 종교거든요. 그래서 치열한 선 수행을 통해서 도시포교에 획을 그을 수 있다면 120년 동안 이뤄졌던 도심포교에 일대 전환을 맞이하는 사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홉 스님들의 절차탁마와 용맹정진으로 한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숭고한 결사로 남은 천막정진.

새로운 수행불사를 일으킨 위례 상월선원은 사부대중의 원력과 함께 한국불교의 위대한 역사를 써내려갔습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