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번뇌가 잔잔해 지면 미세한 번뇌를 알게 된다.

미세한 번뇌가 흩어지면 본래면목이 확연이 드러난다.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스님은 오늘 봉행된 기해년 동안거 결제법회에서 겨울 석달의 안거를 시작하는 수좌와 사부대중에게 불조의 관문을 타파하기 위해 세상의 모든 일을 내려놓고 포단 위에 똑바로 앉아 화두타파에 목숨을 걸고 정진하라고 강조했습니다.

통도사는 보광선원과 극락암 호국선원, 서운암 무위선원과 조계암 대적선원 등 비구 선원에서 70명의 대중과 내원사 동국제일선원, 석남사 정수선원 등 비구니 선원에서 70여명, 그리고 110명의 재가자 선원 대중이 동안거 결제에 들어갔습니다.

성파스님/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제대로 뿌리를 찾아야 됩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되 허비하지 않고 제대로 된 공부를 해야 된다는 뜻입니다. 눈을 뜨면 무엇이든 바로 보이고 눈을 못 뜨면 무엇이든 바로 안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대로 눈을 뜨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소임입니다. )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은 산문의 빗장을 걸고 90일 기간동안 공안을 타파해야 된다며 바깥경계에 절대로 끄달리지 않고 오로지 정진으로 한철을 보낸다면 얻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격려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원각스님은 대혜종고 선사의 일화를 예로 들며 공부의 완급조절을 당부했습니다.

원각스님/해인총림 해인사 방장
(산문의 빗장을 걸고 90일 동안 애써 정진해서 공안을 타파해야 됩니다. 그렇게 될 때 법안문익 선사가 말한 부동보자, 발걸음을 움직이지 아니한 자의 낙처를 제대로 알게 될 것입니다. 밤낮으로 간절히 도를 닦아서 좋은 시절 헛되이 보내지 말지어다.)

방장에 추대된 후 첫 결제법회에서 법문한 조계총림 방장 현봉스님은 인생이 한바탕 연극이라면 각자가 주인공이 되어 자기 빛깔의 우담발화를 피워내라며 석달 용맹정진에 들어가는 수좌들을 격려했습니다.

현봉스님은 뿌리도 없고 싹눈도 없는 주장자에서 천하의 총림이 나왔고, 불자는 천만갈래로 흩어져 팔만사천의 경전이 된다며 주장자와 불자에 의지해 정진에 흩트리짐이 없기를 당부했습니다.

현봉스님/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우리 총림 대중들은 이 주장자 하나에 모든 분별 망상과 시비 갈등을 모두 거두어 하나가 되어 이를 의지하여 서로 절차탁마하며 이 조계총림의 숲에서 각자의 소임을 다하며 자기 빛깔의 우담발화를 피워내는 총림을 만들도록 합시다. )

조계종 종정 진제대종사와 더불어 한국불교 선풍의 양대산맥인 용화선원 송담스님은 주장자를 높이 들어 대중과 마주하고 ‘이뭣고’ 화두로 자성의 부처를 깨닫는 후회없는 한철이 되기 당부했습니다.

특히, 송담스님은 이날 기해년 동안거 결제법회와 함께 2명의 사미에게 대승십선계를 설하고, 십선계를 잘 지켜 수행자로서 중심을 잡고 품위를 지킨다면 깨달음을 얻는데 장애가 없을 것이라고 격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참석한 1천여명의 사부대중에게 자비와 지혜의 마음으로 수행해 수계받은 두 사미의 귀감이 되어 이끌어주길 당부했습니다.

송담스님/용화선원
((오늘은 기해년) 동안거 결제일인데 이 자리에 모이신 비구, 비구니, 사미, 행자, 청신사, 청신녀도 앞으로 석 달 동안 열심히 정진을 해서 자성 부처를 깨닫는 수행자로서 후회없는 뜻 깊은 한철이 되기를 바랍니다.)

각 총림에서 결제법회를 마친 사부대중은 선원과 시민선방에서 각자의 화두를 들고 용맹정진의 발걸음을 시작했습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