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7기 사미․사미니계 수계교육 입교 행자를 대상으로 출가에 대해 들어보는 출가기획보도 다섯 번째 오늘은 대기업 부장에서 흔들리지 않는 행복을 찾아 출가의 길을 선택한 50세 조재형 행자를 만나 봅니다.  이은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북대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하고 삼성SMD에서 시스템 개발부장으로 성공가도를 달린 조재형 행자

조재형 행자는 일반출가 연령의 마지노선 만 50세  출가자로 사회에서 모두가 인정할 만한 자산을 모으고 지위도 높아져 갔지만 오히려 더 괴롭고 공허했다고 말합니다.

조재형 행자 (50)/법주사
(돈을 벌고 지위가 올라가면 행복하게 될 줄 알았는데 삶이 더 괴롭고 힘들어지더라고요. 몇 억 가지고 있으면 행복하겠지 해서 실제로 벌어도 통장에 숫자일 뿐이고 지위가 대리, 과장, 부장 이렇게 올라가면 올라 갈수록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 스트레스 이런 것들이 굉장히 심하더라고요. 이렇게 살아서 과연 내가 행복할까? 왜 내가 이렇게 힘들게 사는가? 이런 고민 때문에 출가하게 됐습니다.) 

조재형 행자에게 출가는 진정한 행복을 찾는 지도와도 같았습니다. 

조재형 행자 (50)/법주사
(내가 생각하는 행복을 찾고 싶어요. 흔들리지 않는 행복, 어떤 때는 이런 것이 좋았다가 다른 때는 또 저런 것이 행복이다. 매순간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 달라지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 과연 어떤 것인가? 그런 것을 찾고 싶습니다.) 

인재들만 모인다는 대기업에서 부서 책임자를 맡기까지 벌인 수많은 사람과의 경쟁 대신 내면에 집중하고 싶어진 이유일 겁니다.

특히 부처님 법을 나누고 회향하고 싶다는 십대․이․삼십대 출가자와는 다르게 나에 대한 탐구와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행복을 찾고 영위하고 싶다는 목표가 뚜렷했습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조재형 행자는 출가로 행복해졌을까?

조재형 행자 (50)/법주사
(사회에서는 자유롭게 다니고 쉬고 싶을 때 쉬었지만 행자는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까 속세에 있는 습들을  지워내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행복하다고는 못하겠죠. 그런데 나름 이런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만족하고 있어요.) 
 
조재형 행자는 집안이 불교고 고등학교 불교 동아리활동도 했지만 출가 전에 알던 스님의 생활과 출가 후 직접 본 스님의 생활이 너무 달라 놀랐다고 합니다.

기도와 공부만으로 한가할 것 같았던 스님의 실제 생활이 너무나 바빴고 또 할 일이 많더라는 겁니다.

그래도 조재형 행자는 출가하길 잘 했다며 스스로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길 원한다면 출가를 선택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조재형 행자 (50)/법주사
(출가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 경우에는 가족이 없었기 때문에 출가 결정이 굉장히 쉬웠어요. 어떤 면에서는, 처와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사회생활에서 갈등이 힘들다면 출가하셔서 과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뭔지 찾아보는 것, 그렇게 생활하는 것도 행복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잘했다고 생각해요.)
 

BTN 뉴스 이은아입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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