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러 사바세계에서 불법을 수호하고 중생을 교화하는 존재인 나한.

옛 사람들은 신통력을 발휘하는 나한에게 의지해 현실의 바람이 이뤄지길 염원했고 이는 신앙의 대상으로 빛을 더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깨달음을 향한 여정’을 주제로 불교회화실의 교체를 선보이는 자리.

돌 위에 붉은색과 녹색 등 각종 채색과 금분을 입히며 주위를 환하게 밝히는 나한상은 진정한 수행자의 모습을 상징하며 전시의 핵심을 말합니다.

이외에도 각종 불화와 사경 등 부처님 가르침이 오갔던 설법의 자리와 깨달음의 의미 등이 담긴 선조들의 작품들이 가득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유수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설법공간에 함께 했었던 부처님과 보살님들, 그리고 깨달음을 향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행에 정진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진 불교회화 등을 함께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시장 초입을 장식하는 고려시대 ‘법화경 변상도’는 온전한 상태를 지닌 채 부처님 가르침과 심오한 교리가 담겨있고 여성의 성불에 대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불화들도 눈에 띄는데 모란꽃을 든 아미타불의 모습은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두 번째 하늘인 도리천을 관장하는 제석천과 호법신인 천룡팔부중을 보여주는 수호신 관련 불화도 인상적입니다.

더불어 보기 드문 목조불상인 ‘신중상’은 머리 부분에서 종이로 추정되는 복장물이 발견되며 컴퓨터 단층촬영 결과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유수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구멍 자체가 협소해서 복장물 조사를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불교회화와 목조조각상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뒷면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나한 관련 작품은 전시의 또 다른 백미인데 19세기 후반 긍법스님이 그린 ‘십육나한’은 나무와 바위 등 산수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나한들과 무리들을 표현했고 호랑이를 쓰다듬는 나한상을 통해 귀여움과 친근함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중국 원나라를 거쳐 고려에 가르침을 전한 ‘지공화상 진영’과, 지공의 선법을 이어받은 ‘무학대사 진영’ 등이 동반 전시됐습니다.

유수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불교회화실의 정기 교체전시에 한 번 오셔서 가르침을 전하고자 했었던 부처님의 마음과 공간을 함께 했었던 감정을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불화와 불상, 사경 등을 통해 깨달음의 여정을 담은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불교 회화실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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