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화 ‘나랏말싸미’의 역사왜곡 논란과 진실에 대해 기획보도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영화 속 실존인물이었던 신미대사의 생애와 업적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동근 기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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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영화 ‘나랏말싸미’에 등장하는 신미대사는 전설이 아닌 실존인물로 충북 영동군 오얏골에서 옥구진 병마사를 지낸 김훈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유년시절부터 외조부에게 한학을 배운 신미대사는 10살의 나이에 성균관에 입학해 수학하는 등 탁월한 학식을 지녔지만 부친이 조모상을 치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노로 전락하자 속리산 법주사 복천암에서 출가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대장경 공부에 전념하던 중 잘못 번역된 점을 발견하고 독학으로 산스크리트어와 티베트어 등을 익혔는데, 각국 언어에 월등한 재능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범어와 몽골어까지 습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신미대사가 몽골 파스파 문자에 능통했다는 사실은 초성과 중성, 종성으로 나뉜 한글 창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정광 / 국어학자ㆍ고려대 명예교수 (전화인터뷰)
(신미대사는 함허스님의 직계 제자이고 나옹화상의 학통을 이어받았습니다. 신미대사의 외할아버지가 대단한 학자였습니다. 그래서 그 집에서 주로 공부를 했습니다. 이후 법주사 복천암에 갔는데 거기서 공부를 많이 하니까 자연스럽게 소문이 났습니다.)
세종대왕과의 인연은 역사적 고증을 통해 분명히 드러나는데 정광 고려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당시 효령대군이 대장경과 언어에 능한 신미대사를 세종대왕에게 추천했고 만남이 성사되며 조언을 귀담아 들었다는 겁니다.
또 집현전 학사를 지낸 신미대사 동생 김수온의 ‘복천보장’을 보면 “세종대왕이 유생들의 극심한 반대를 예상하고 문종과 신미, 수양대군 등에게 훈민정음 창제 작업을 극비리에 명했다”는 대목도 나옵니다.
특히 세종대왕은 궁궐 안에 따로 법당을 마련할 정도로 신미대사를 총애했는데 조선왕조실록에 부정적으로 묘사된 ‘간승’은 숭유억불정책과 신하들의 질투에서 비롯된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신미대사의 업적은 다양한 설이 존재하지만 한글창제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평전과 논문 등을 종합해 보면 범어에 능통했던 신미대사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에 이견이 없고, ‘석보상절’의 편집을 비롯해 2300여 쪽에 이르는 ‘원각경’과 ‘수심결' 등을 직접 번역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근 정광 교수는 한글이 세종대왕과 신미대사, 집현전 학자들의 협치물이라며, 신미대사는 창제 후반 과정에 참여해 모음 11자를 만드는데 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정광 / 국어학자ㆍ고려대 명예교수 (전화인터뷰)
(세종대왕이 맨 처음에 훈민정음 27자를 만들어서 사용하다가 신미스님을 만나서 중성자를 만들어서 이것으로 우리말도 적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석보상절을 만든 것입니다.)
세종대왕과의 긴밀한 연대 속에 한글 창제의 빛나는 역사를 장식한 신미대사.
영화를 통해 재조명된 신미대사의 생애와 업적은 현 사회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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