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글 창제의 비밀스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나랏말싸미’가 어제 개봉했습니다. 박해일 씨가 연기하는 신미대사는 한글 창제의 핵심 인물로 왕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꼿꼿함과 해박한 지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요, 불자들에게는 영화만큼 의미가 있는 신미대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은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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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왜 절을 하지 않는 거냐? 개가 절하는 거 보셨습니까?
왕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한글 창제의 숨은 주역 신미대사.
영화 <나랏말싸미>에서 배우 박해일이 연기한 신미대사는 역적의 아들로 유교를 신봉하는 조선에서 금지된 종교, 불교를 진리로 받들며 자신의 길을 올곧게 걸어가는 스님으로 그려집니다.
훈민정음 창제 40년 전인 1403년 태어난 신미대사는 영화와 달리 불효로 관노가 된 아버지의 비행에 출가를 결심한 영의정 김훈의 맏아들로 집현전 학사와 지금의 서울시장을 지낸 동생 김수온과 마찬가지로 언어에 뛰어난 인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철현/영화 ‘나랏말싸미’ 감독 (BTN NEWS 인터뷰 중)
(신미대사는 범어인 산스크리트어뿐만 아니라 티베트 문자, 파스파 문자 등 언어의 천재였다.)
동생 김수온의 문집 <식우집>에 실린 복천사기는 세종이 신미스님의 높은 학식에 감명 받아 한글 창제에 함께 하길 제안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난 공자를 내려놓고 갈 테니 넌 부처를 내려놓고 와라. 아니오. 나는 부처를 타고 가겠습니다. 주상은 공자를 타고 오십시오.)
신미스님은 각국의 경전을 읽고 번역할 정도로 한자는 물론 고대 인도 산스크리트어와 몽골제국의 파스파 문자 등 언어에 능통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글의 초성과 중성, 종성의 원리가 신미스님이 구사했던 파스파 문자에서 이미 나타나고 파스파 문자의 모델이 된 티베트어 또 그 이전의 인도 범어까지 신미스님의 탁월한 언어능력이 한글 창제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은 이런 신미대사의 역할을 높이 평가해 나라를 위하고 세상을 이롭게 했다는 의미로 우국이세 혜각존자라는 법호를 내리고 신미스님의 주석처 복천암에 삼존불을 모시는 한편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 능엄경 불교경전을 국가사업으로 번역하기도 합니다.
모든 백성이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세종의 집념과 언어 천재 신미대사의 노력으로 탄생한 훈민정음.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든 사람과 반포일, 원리까지 명확한 한글의 탄생 이야기가 신미대사의 활약과 함께 영화 <나랏말싸미>에 담겼습니다.
BTN 뉴스 이은아입니다.
이은아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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