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스님/상도선원 선원장
(울지 마라. 눈물은 모르는 사람들의 것. 바람이 떠난다고 나무가 우는 것을 봤나? <중략> 헌 옷 벗어 개켜놓고 헌 신 벗어 댓돌 위에 새 신처럼 놓아두고 그렇게 간다 우리는, 그렇게 갔다가 다시 만난다.( 김재진 詩))

지난 18일 원적에 들었던 태허당 광우 명사의 영결식이 22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계민문중장으로 엄수됐습니다.

15세에 출가해 80여 년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 힘쓴 선지식의 마지막 길을 사부대중은 그리움의 눈물로 배웅했습니다.

엄격하면서도 겸손한, 품격있는 수행자로 광우 명사를 기억하는 사부대중은 스님이 남긴 임종게처럼 소리 없이 갔듯이 소리 없이 속히 오시기를 기원했습니다.

종범스님/전 중앙승가대 총장
(가실 때도 자취 없이 가시듯이 오실 때도 소리 없이 오십시오! 다시 이 사바세계에 속히 오셔서 보살원력을 이루어 주십시오!)

광우 명사와 반 세기가 넘는 도반의 인연을 맺었던 비구니 원로 스님들은 스님의 원적을 애도하면서도 스님의 가르침을 다시 되새기는 법석의 자리로 삼자며 전법과 포교로 한국불교와 비구니계에 남긴 광우 명사의 업적을 추앙했습니다.

명성스님/운문사 회주
(이제 저희 후학들은 이 자리를 평소 스님께서 강조하고 가르쳐왔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육문스님/전국비구니회장
(동심시절부터 출가의 인연이 깊으셨던 스님께서는 반 세기가 넘도록 정각사에 주석하시며 현대에 걸맞은 포교와 종단 외호에 앞장서는 비구니계의 큰 어른이셨습니다.)

지난 19일 광우 명사의 조문을 마친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총무부장 금곡스님이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미답의 길을 헤치며 위법망구의 삶을 살았던 스님의 덕행은 후학의 등불이 될 것이라며 추모했습니다.

금곡스님/조계종 총무부장(원행스님 추도사 대독)
(전법과 수행에 전념하시면서도 인재양성에 헌신하셨으니, 아무리 감추려 하셨어도 스님의 원력은 망월산 등성이 위에 뜬 만월의 빛처럼 후학들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사부대중은 한 송이 꽃을 올리며 어느 생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원했습니다.

성대한 영결식과 다비를 마다하고 스님의 유지에 따라 소박하게 빈소를 마련해 조문객을 맞았던 계민문도회는 세상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던 스승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마지막 길을 끝내 눈물로 배웅했습니다.

정목스님/정각사 주지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두 눈 뜨고 보면서 승복을 입은, 그리고 삭발한 재가불가가 이 세상을 어떻게 걸어가야 되는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보거라. 그러니 내 이름을 올리기 위해 크게 무엇인가를 하지마라고 생전에 말씀하셨습니다. )

인로왕번과 아미타번을 앞세운 광우 명사의 법구는 사부대중의 마지막 배웅을 받으며 다비장인 서울추모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광우 명사의 49재는 오는 24일 초재를 시작으로 9월 4일 49재까지 주석처였던 정각사에서 봉행될 예정입니다.

선니사 태허당 광우 명사 영결식은 오는 25일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8시, 28일 오후 4시 BTN불교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입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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