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강남 봉은사의 또 다른 상징이 될 사찰 일주문이 환지본처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강남 봉은사와 양주 석굴암이 오늘 봉은사 일주문의 무사 이전불사를 기원하는 이운법회를 봉행했습니다.

봉은사 일주문은 1880년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항공사진 등 옛 기록들을 통해 사찰 입구에 위치했던 것으로 파악됐고 지난 1986년 양평 사나사를 거쳐 2011년 오봉산 석굴암으로 이건된 역사를 지녔습니다.

지난 3월에는 조계종과 봉은사, 석굴암과의 협약식이 체결되며 아무 조건 없이 환지본처에 합의했습니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과 석굴암 주지 도일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헌향과 쇠수의식 등이 이어졌고 일주문의 안전한 해체와 환수를 바라는 마음이 사찰에 울려 퍼졌습니다.

도일스님 / 양주 석굴암 주지
(한편으로는 기쁘면서 서운한 마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봉은사 원래 자리에 돌아가서 영원히 봉은사와 종단 발전을 위해서 빛을 낸다면 저는 아낌없이 드립니다.)
 
봉은사 일주문은 열흘간의 해체작업을 거쳐 원래 위치로 이운될 예정입니다.

두 개의 기둥을 받치는 초석과 기단에 가로 11m 세로 5.4m로 이뤄졌고 공포와 처마 등 세부 구성요소가 온전하게 보존돼 있어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해체작업 완료 후 춘천 수장고로 옮겨질 예정이고 문화재위원회와 도시공원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봉은사 진여문 앞쪽으로 이전불사가 진행될 계획입니다.

원명스님 / 봉은사 주지
(석굴암 주지 스님이 아니었으면 봉은사 일주문이 땔감으로 불태워 질 것을 다시 봉은사에 지을 수 있게 돼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문화재 환지본처를 통해 봉은사 일주문의 문화재 지정등록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봉은사 판전보다 앞서 건립된 것으로 추정돼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고 네 면 모두 지붕면이 있는 독특한 형태인 우진각 지붕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원명스님 / 봉은사 주지
(저희들이 일주문을 잘 모셔가서 앞으로 봉은사가 일주문으로 인해서 더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화재 환지본처의 좋은 본보기를 일러준 강남 봉은사와 양주 석굴암.

일주문의 무사 해체와 이운이 이뤄져 한국불교를 알리는 또 하나의 매개체가 탄생하길 기대해 봅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이동근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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