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법, 승. 큰스님 불 들어갑니다. 어서 나오십시오.

연화대 위에 놓인 종진 대종사의 법구에 불이 붙습니다.

갑작스럽게 스승을 잃은 제자들의 얼굴엔 슬픔만이 흐르고, 오랫동안 함께 걸어온 사부대중들도 뜨거워진 눈시울을 훔칩니다.

불길에 휩싸인 채 한 줌 재로 변해가는 스님을 보며 연신 '극락왕생'을 발원합니다.

오늘 조계종 법계위원장 연담당 종진 대종사 영결식이 해인총림장으로 엄수됐습니다.

영결식에는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스님, 해인사 방장 원각스님, 주지 향적스님, 전 총무원장 설정스님, 전 포교원장 혜총스님,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 등이 참석해 스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했습니다.

원각스님 / 해인사 방장
(교림을 종횡으로 넘나드니 멀리서 아난존자가 미소 지으시고 율문을 자재하게 오고가니 우바리존자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향적스님 / 해인사 주지
(이제 어디서 스님의 대쪽 같은 경책과 고구정녕한 가르침을 받아 지녀야 합니까. 보살의 자애로움 오월의 신록처럼 드러내사 중생의 아픔을 모두 치료하소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교육원장 현응스님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바른 길로 이끈 스님을 애도했습니다.

현응스님 / 조계종 교육원장(총무원장 원행스님 추모사 대독)
(계율은 불교의 생명이므로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불교의 생명은 끊어지고 만다는 스님의 당부를 잘 받들겠습니다. 한국불교의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해 정진하겠습니다.)

조계종 전계대화상 성우스님도 지현스님이 대독한 조사를 통해 속히 사바세계로 와 향기로운 수행자로 이끌어 줄 것을 믿고 기다리겠다고 말했습니다. 

평생을 수행자로 살면서 수많은 이들에게 많은 이들에게 지남이 돼 온 스님의 법구가 다비장로 이운되자 참았던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청정한 계율을 잘 지키라는 종진 대종사의 당부는 후학들에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비티앤뉴스 엄창현입니다.

엄창현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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