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해 해가 질 즈음에는 굵은 빗줄기로 변했지만,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불자 국회의원 모임인 국회 정각회는 25일 저녁 국회 분수대 앞에서 관촉사 은진미륵불을 모티브로 한 미륵부처님 봉축등에 불을 밝혔습니다.

점등식에는 강창일 국회 정각회장을 비롯해 국회 사무총장 유인태 의원과 정갑윤, 이원욱, 오영훈, 신용현 의원 등 불자 의원과 직원 불자,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스님과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정사 등 사부대중 1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여야의 대치상태에서 봉행된 점등식에서 강창일 정각회장은 여의도에 부처님의 가르침이 절실하다며 자비의 실천이 따르길 기원했습니다.

강창일 의원/국회 정각회장
(다 비상대기 중이라서 많은 의원님들이 못나오셨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중생들이 부처님을 화나게 하지 맙시다. (국회를 보면)부처님이 되게 화날 것 같아요.)

저혈당쇼크로 병원에 입원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을 대신해 참석한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봉축의 등불이 갈등을 화합으로 이끄는 빛이 되길 축원했습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한 100m 앞에서는 전쟁 직전의 상황입니다. 어두운 밤을 밝히게 될 이 고귀한 연등이 평범한 사부대중에게는 지혜를 밝혀주고, 서로 갈등하든 사람에게는 화합으로 이끌어주는 빛이 되길 기원합니다. )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회장이자 천태종 총무원장인 문덕스님은 부처님의 탄생은 자유와 평등의 선언이었다며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국회에 상생을 주문했습니다.

문덕스님/천태종 총무원장
(오늘 정각회가 밝히는 봉축의 등불도 화합과 상생의 정신으로 시대의 고난을 극복하는 자비와 지혜의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음애 자비를 세상애 평화를’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 올해의 봉축 표어처럼 정각회는 불자의원과 직원 불자들이 십시일반 정성을 모은 기금을 강원지역 산불피해 복구지원 기금으로 조계종 아름다운동행에 전달했습니다.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봉축탑에 불을 밝힌 국회 정각회 불자의원들은 이날 내린 봄비처럼 부처님의 자비가 대지를 적시길 기원했습니다.

BTN뉴스 하경목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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