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종이 일본 우베시 조세이탄광 희생자 183명의 넋을 위로하고, 유해 수습을 촉구하는 위령재를 13일 일본 현지에서 봉행합니다.

관음종 추모단은 총무원장 홍파스님을 비롯한 교육원장 도선스님 등 종단 관계자와 신도, 한국 유족회와 조계종 어산종장 동희스님, 관음종 영산작법연구회, 국회 정각회 명예회장 주호영 의원 등 70여명으로 구성됐습니다.

11일 인천공항과 김해공항을 통해 일본 후쿠오카에 도착한 관음종 추모단은 동장사를 방문해 조세이탄광 희생자 위령재에 앞서 약식의 고불식을 봉행했습니다.
 

동장사는 후쿠오카에서 가장 오래된 절로 서기 806년 중국 당나라에서 귀국한 홍법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4년간에 걸쳐 노송으로 제작한 10.8m의 불상으로 유명한 사찰입니다.

총무부장 도각스님의 상축으로 고불식을 진행한 관음종은 조세이탄광 희생자의 극락왕생은 물론 유골 수습과 환국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기를 기원했습니다.
 

총무원장 홍파스님은 77년 전 조세이 탄광에서 희생된 조선인 징용 노동자와 일본인 노동자 183명이 아직도 차디찬 바다 속에 갇힌 채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영혼이라도 고향으로 갈 수 있기를 축원했습니다.

조세이탄광은 시모노세키 남쪽 61km 지점 야마구찌현 우베시에 있는 해저 탄광으로 1942년 2월 3일 갱도붕괴로 탄광이 수몰되어 18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희생자 중 136명이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된 조선인 징용자들이었으며, 이들을 감독하고 관리하던 일본인 47명도 함께 수장된 참극이었습니다.

사고가 나자 당시 피아(바다 한가운데 환기와 배수를 위해 설치한 둥근 콘크리트 구조물)에서는 3일동안 물기둥이 솟구쳐 올라왔다는 현지인들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태평양전쟁 2개월 만에 발생한 대형참사로 제국주의 일본은 국민적 사기저하를 우려해 참사를 은폐, 통제함으로써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 수몰사고에 대해 양심적인 우베시민들이 나서 조사연구를 시작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국회 정각회 명예회장 주호영 의원은 억울하게 죽어간 조선인 청년들의 억울함과 슬픔을 잊지 말아야한다며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수습되지 못한 유골들이 하루 속히 수습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외교적인 노력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습니다.
 

2016년부터 관음종이 종단 차원에서 봉행하고 있는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위령재는 내일 도코나미 해변에서 올해로 세 번째 봉행됩니다.

이날 위령재에는 관음종 추모단을 비롯해 일한불교교류협의회 회장 후지타 류조 스님과 김선표 주일 히로시마 총영사, 이노우에 료코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회 공동대표 등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하경목 기자  btnnews@b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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